설 명절 전후로 은행권을 소집해 다주택자 대출 현황을 점검한 금융 당국이 규제를 구체화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24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금융감독원, 5대 시중은행, 상호금융권과 다주택자 대출 규제를 논의한다. 이달 들어 세 번째 회의다. 지난 13일에는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 실태를, 19일에는 대출 심사 및 연장 과정에서 차주들에게 어떤 자료를 받는지 등을 확인했다.

금융위원회./뉴스1

이번 회의부터는 구체적인 규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 시 임대 소득 대비 이자 상환 비율(RTI·Rent To Interest ratio)을 의무 확인하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임대 사업자 대출은 통상 3~5년 만기로 실행된 뒤 1년씩 연장된다.

지금까지 은행권에서는 최초 대출 시 담보가치와 함께 RTI를 심사하고, 만기 연장 시에는 RTI 요건을 따로 보지 않았다. 현재 규제 지역은 RTI 1.5배, 비규제 지역은 1.25배를 지킨 경우에만 신규 대출이 가능하다. RTI가 1.5배라는 말은 연간 이자 비용이 1000만원이라면 임대 소득은 15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대출을 재심사할 때 담보인정비율(LTV·Loan To Value ratio)을 적용해 다주택자의 대출 원금을 단계적으로 회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 수도권·규제 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및 임대 사업자 신규 대출은 LTV 0%가 적용돼 대출이 금지된 상태다.

다만 대출 원금을 너무 빠르게 회수하면 세입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임대 사업자가 부실화돼 주택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세입자는 보증금을 전액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소액 임차인 보호 범위를 초과하는 보증금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 당국은 규제 대상을 명확하게 파악해 차주별 주택 보유 현황, 아파트 및 비(非)아파트 여부, 규제 지역 등을 구분해 선별적으로 규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은행들은 임대 사업자 대출 시 다주택자 여부를 따로 확인하지 않지만, 앞으로는 필수 제출 사항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