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올해 부동산·임대업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 기업 여신의 건전성을 집중 점검한다. 경기 침체로 상가 공실이 늘면서 시중은행의 부동산·임대업 연체율은 2년 새 3배 가까이 뛰었고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1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올해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의 부동산·임대업 부실 채권 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경기 침체로 상가 공실이 늘면서 부동산·임대업 등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잠재 부실이 누적되고 있는지 점검에 나서는 것이다.
2023년 4분기 평균 0.1%였던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부동산·임대업 연체율은 작년 4분기 평균 0.27%로 높아졌다. 작년 4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45%로, 역대 4분기 기준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중소기업, 자영업자, 부동산·임대업 대출로 이뤄져 있는데,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약 30%다.
부동산·임대업 대출 부실은 자영업 침체와 맞물려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작년 4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임대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0.52% 하락했다. 임대가격지수는 시장 임대료 변동을 나타내는 수치로, 공실이 늘면서 임대료가 떨어졌다.
은행들은 작년부터 관련 대출을 줄이거나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부동산·임대업 대출 잔액은 2024년 12월 말 42조8955억원에서 지난해 말 36조5138억원으로 1년 새 6조4000억원 줄었다. 다른 은행도 부동산·임대업 대출 연체율을 상시 점검하며 대출 기준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올해도 신규 영업은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활황인 주거용 부동산 시장과 달리 상업용 부동산은 몇 년째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부실도 많아 담보의 안정성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