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2월 13일 오전 10시 조선비즈 CSR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및 산하 기관 업무 보고가 끝난 뒤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과 차를 마시며 담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박 회장이 이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금융권 인사 중 한 명이라는 말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금융·공공기관장 중 대통령과 가장 자주 소통하는 인물이 박 회장"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1954년 산업은행 설립 후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 회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박 회장은 1990년 산은에 들어와 약 30년간 구조조정·법무·준법 감시 등의 업무를 맡았다. 박 회장은 기아그룹, 대우중공업, 대우자동차 등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실무형 금융맨'으로 평가받는다. 금융권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탁월한 경력 외에도 이 대통령과의 학연이 회장직에 오르는 데 도움이 됐다"는 말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작년 12월 19일 진행한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에게 "열심히 하십시오"라고 말하며 웃고 있다./유튜브 캡처

이재명 대통령과 박 회장은 중앙대 법대 82학번 동기로, 사법시험 준비 시절 함께 생활하며 같이 밥을 해 먹던 사이로 알려졌다. 나이는 박 회장이 두살 위다. 이 대통령이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꾸준히 이어졌다. 박 회장은 고시를 포기하고 산은에 입사하면서 금융인의 길을 택했다.

이 대통령은 부처 업무 보고를 생방송으로 진행하면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장관이나 기관장이 곤혹스러워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박 회장에게는 격려만 했다. 작년 12월 19일 업무 보고 당시 이 대통령은 박 회장에게 "산업은행은 산업 진흥을 위해서 필요한 자금을 책임지는 것이죠?"라고 물은 뒤 박 회장이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하자 웃으며 "열심히 하십시오"라고만 했다.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뉴스1

산업은행 회장 자리는 국책은행 중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자리로 꼽힌다. 연봉은 약 4억원으로 대통령(약 2억7177만원)보다 많다. 작년 중순 산업은행 회장 자리를 놓고 여러 관료 출신 인사가 경쟁했으나 박 회장이 낙점됐다.

현재 여권의 인맥 키워드는 '전북·중앙대·법조'인데, 박 회장은 이를 모두 갖추고 있다. 박 회장은 전주고를 졸업했다. 이 대통령과 사법시험(28회) 및 사법연수원(18기) 동기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 개인적인 신임은 박 회장이 우위"라는 평이 나온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박 회장이 이 대통령과 작년 말 업무보고 후 따로 차담회를 가졌는지에 대해 "회장 개인 일정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