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은 명절을 전후해 택배 회사, 정부 기관, 금융회사를 사칭하거나 가족·지인의 목소리를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하는 신종 수법이 확산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10일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전 수요가 높아지는 설 명절을 앞두고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이스피싱 예방 수칙 10가지'를 이날 공개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10계명 포스터. /금융위원회 제공

이번에 공개된 예방 수칙엔 기관·지인 사칭, 대출 빙자, 악성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배송 사기, 사전 예방 등 최근 빈발하는 범죄 유형별 대응 요령이 포함됐다.

검찰이나 금융 당국을 사칭한 사기범이 '명의가 도용돼 대포통장이 개설됐다'며 겁을 주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피해자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수사 중이라며 전화를 끊지 못하게 하는데,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라고 금융 당국은 설명했다. 이 경우 전화를 끊은 뒤 경찰청과 검찰청 대표번호로 직접 전화해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수사기관이 "구속 수사를 면하게 해주겠다"며 혼자 모텔에 투숙하라고 요구하는 전화 역시 100% 사기다.

AI 기술을 활용해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녀나 친인척 목소리를 AI로 조작해 피해자에게 들려주고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금융 당국은 우선 전화를 끊고 학교, 학원, 지인 등에게 직접 확인하거나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출을 미끼로 하는 보이스피싱 범죄도 빈번하다. 범죄자는 대출 승인을 위해 필요하다며 공탁금, 보증금, 보험료, 예탁금 등 선입금을 요구한다. 또 대환대출로 중복 대출이 발생했다며 기존 대출 상환을 요구하기도 한다. 금융사가 대출 조건으로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100% 사기다.

금융 당국은 범죄자가 앱 설치를 요구할 경우 단호히 거절하고 불분명한 링크(URL)는 절대 클릭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법원 등기 반송 연락은 법원에 직접 확인하고,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배송됐다며 카드 발급 취소를 위해 특정 연락처를 알려준다면 일단 전화를 끊고 '내 카드 한눈에' 서비스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라고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최근 횡행하는 범죄 수법을 숙지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면 상당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며 "보이스피싱 피해가 의심될 경우 주저 없이 경찰 또는 금융회사 직원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