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 자산 가격이 하루 사이 10% 가까이 떨어지면서 가상 자산을 회사 재무 자산으로 편입하는 기업(DAT·Digital Asset Treasury)들이 가격 하락을 버티지 못하고 대규모 매도를 진행해 하락세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죽음의 소용돌이' 주장이 주목받고 있다. 현 상황이 죽음의 소용돌이 5단계 중 3단계에 진입했다는 시각도 있다.

6일 오후 2시 30분 기준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약 7% 떨어진 6만54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전 가격과 비교하면 21% 넘게 하락했다. 15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더리움, XRP(리플), 솔라나 등 가격도 10% 안팎씩 떨어졌다. 현재는 급락 후 단기 반등하는 모습이다.

그래픽=손민균

이런 가운데 미국 유명 공매도 투자자인 마이클 버리가 최근 "가상 자산 폭락이 이어진다면 DAT 기업들이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죽음의 소용돌이는 가상 자산 가격 폭락이 장기화될 경우 발생 가능한 악순환 구조다. 크게 5단계로 나뉘는데 ▲가상 자산 가격 폭락 ▲DAT의 순자산 가치 급감 ▲신주·채권 발행 실패 ▲보유 가상 자산 매도 압박 발생 ▲대규모 가상 자산 매도 발생 등이다. 대규모 가상 자산 매도 이후에는 가격이 다시 떨어지면서 이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

대표적인 DAT 기업인 스트래티지는 전 세계 기업 중 가장 많은 71만3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평단가는 7만6000달러 수준인데,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이보다 15% 넘게 떨어졌다. 기업 시가총액을 기업이 보유한 가상 자산 가치로 나눈 mNAV 값은 한때 3.0을 넘었으나 지금은 0.9까지 떨어졌다. 회사 자산에서 비트코인 비율이 대부분인데,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자 순자산 가치도 떨어진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스트래티지는 신주 발행이나 부채 조달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DAT는 가상 자산 가격이 오르면 순자산 가치도 함께 올라 이를 기반으로 신주나 채권을 발행해 가상 자산을 추가 매수하며 성장했다.

죽음의 소용돌이 3단계 이후에는 DAT 기업에 가상 자산 매도 압박이 들어올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DAT 기업 대부분이 가상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는데, 지금과 같은 폭락장에서는 담보 가치가 줄어 추가 담보 요청이 들어온다"며 "이를 충당하려면 갖고 있던 가상 자산을 팔아 현금화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대규모 매도가 이뤄지면 가상 자산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비관론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스트래티지에게 대출을 해주거나 채권을 산 기관이 한꺼번에 현금 상환을 요구하면 죽음의 소용돌이가 발생할 수 있으나 이는 이론적인 것으로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