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가계 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공무원 연금 대출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공무원 연금 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에 산정되지 않아 부동산 매매 목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전 9시부터 선착순으로 진행된 주택자금 공무원 연금 대출은 접수 3분 만에 예산 189억원이 소진돼 마감됐다. 공무원들 사이에서 유명 가수 콘서트 티켓팅을 방불케 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일부 공무원은 신청서 접수 시 클릭해야 할 버튼 위치까지 미리 파악해 연습했다고 한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서울 시내./뉴스1

주택자금 공무원 연금 대출은 부동산 매매 계약서상 잔금일 전·후 3개월 이내에만 신청할 수 있다. 신청에 실패하면 대출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에 자금 계획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대출 조건은 배우자 포함 2년 이상 무주택 공무원이 전용면적 85㎡(25평) 이하 주택을 분양·매입하는 경우다. 대출금은 신용 점수에 따라 3000만~6000만원이다.

공무원 연금 대출의 또 다른 종류인 행복 도약 대출도 지난달 23일 접수 당일 823억원이 소진됐다. 일반 대출 433억원도 지난달 27일 당일 마감됐다. 두 대출 모두 선착순으로 진행됐다.

공무원 연금 대출은 차주의 연 소득 중 대출 원리금 비중을 뜻하는 DSR 산정에서 제외된다. 공무원 연금 대출을 받아도 은행 등 금융권 대출에 영향이 없어 부동산 매매 목적으로 활용된다. 대출 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 가계 대출 평균 금리가 적용된다. 작년 4분기 주택 자금 공무원 연금 대출 금리는 4.2%였다.

제주 서귀포시 공무원연금공단 본부 전경. /공무원연금공단 제공

공무원 연금 대출 수요는 늘고 있지만 규모는 줄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대출액은 2015년 7000억원에서 2021년 9400억원으로 늘었다가 작년에는 6500억원, 올해는 5100억원으로 축소됐다.

공무원 연금 대출은 공무원이 퇴직 후 받을 연금 기금을 재원으로 연 4회 진행된다. 여유 자금이 필요한 공무원을 위한 일반 대출, 부동산 매매·전세를 위한 주택 자금 대출, 신혼부부·2자녀·한 부모 가족이거나 육아·질병 휴직 공무원 등을 위한 행복 도약 대출로 나뉜다. 일반 대출은 신용 점수에 따라 500만~2000만원, 행복 도약 대출은 500만~3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