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 자산 2단계법) 입법의 쟁점이 된 가상 자산(코인) 거래소 지분 규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내홍에 휩싸였다. 그동안 법안을 주도해 온 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의원들은 건너뛰고 금융위원회의 규제안을 받아들인 민주당 정책위원회가 법안을 낼 예정인데, 반대 의견이 많아 입법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정계에 따르면 이날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가상 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규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질의는 국민의힘 의원들 위주로 진행되는데, 국민의힘 정무위 의원들은 가상 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강제로 매각하도록 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공개 TF 회의에서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뉴스1

전날 오전 국회를 찾은 국내 가상 자산 거래소 대표들과 닥사(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는 법안 내용에 우려를 표시했다. 금융위는 가상 자산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거래소 대표들은 이 규제가 도입되면 경영 효율성과 성장 동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점유율이 낮은 중소형 거래소에 대해서는 차등적 규제가 필요하다고도 건의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거래소 지분 제한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민주당 TF는 거래소 지분 규제에 반대 입장인데,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찬성 입장이다. 민주당 정책위는 TF가 반대했던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발행도 수용하기로 했다. TF는 작년 8월부터 가상 자산 업계와 소통하며 법안을 준비했으나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TF 관계자는 "TF가 준비했던 안은 거절당했다. 금융위와 조율이 되지 않은 부분은 다음에 수용하자는 제안까지 했으나, 금융위는 그대로 정책위 의장과 입을 맞추고 정책위 의장이 법안을 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정무위에 참여하는 민주당 TF 의원들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의원도 금융위 규제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입법되려면 국회의원 10인 이상의 찬성으로 발의한 뒤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의 의결을 정족수(과반수)를 채워 통과하고,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