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세 A씨는 시가 4억 원인 주택을 담보로 일반형 주택연금에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제도에서 A씨는 월 129만7000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3월 1일 이후 새 제도가 시행되면 A씨는 월 4만1000원 오른 133만8000원(연 49만2000원 증가)을 수령하게 된다. 동일한 주택이라도 연금계리모형 개선으로 실질 노후소득이 늘어나는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주택연금 제도 개선안을 5일 발표했다. 고령층의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주택연금 수령액을 인상하고 가입 편의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주택연금은 고령자가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사망 시까지 매월 연금을 받는 제도로, 이미 15만 가구가 이용 중이다. 하지만 고령층 자산이 부동산에 편중돼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노후 소득 기반으로서 주택연금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가장 큰 변화는 계리모형 재설계를 통한 연금 수령액 인상이다. 평균 가입자(72세, 주택가 4억 원) 기준 월 지급액은 기존 129만7000원에서 133만8000원으로 약 3.1% 늘어난다. 전체 가입 기간을 기준으로는 총 849만 원의 추가 수령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오는 3월 1일 이후 신규 가입자부터 적용된다.
또한 저가주택 보유 취약고령층에 대한 우대 폭도 확대된다. 부부 중 1명이 기초연금 수급자이며, 시가 2.5억 원 미만 1주택 보유자에게 적용되던 '우대형 주택연금' 제도가 개선돼, 앞으로는 1.8억 원 미만 주택 거주자의 우대율을 추가 확대한다. 이는 6월 1일 이후 신규 신청자부터 시행된다.
가입자의 초기 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초기보증료율은 주택가의 1.5%에서 1.0%로 인하되고, 보증료 환급기간은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난다. 대신 연 보증료율은 소폭 인상(0.75%→0.95%)된다. 금융위는 "가입 초기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들어 주택연금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거주 의무도 완화된다. 현재는 담보주택에 실거주해야 가입할 수 있지만, 질병치료, 요양, 자녀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이 조치는 오는 6월 1일부터 시행된다.
아울러 고령의 자녀 승계 가입 제도도 신설된다. 부모 사망 후 주택연금 채무를 상환해야 동일 주택으로 재가입이 가능했던 현 제도를 개선해, 만 55세 이상 자녀가 별도의 채무상환 절차 없이 바로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한다.
금융위와 주택금융공사는 "이번 개편으로 주택연금 수령액이 인상되고 가입 제약이 완화돼, 노후소득 보장 수단으로서의 실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고령층의 생활 안전망으로 주택연금이 확고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속적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며 "지방 가입자와 저소득층에 대한 추가 우대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