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원화 약세 배경에 국내 거주자의 해외 주식 투자 급증과 대미(對美) 관세 부과로 인한 수출 둔화 우려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송민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일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작년 4분기부터 이어진 고환율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확대에 따른 수급 불균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11월 기준 거주자 해외증권투자는 1294억달러로, 기존 역대 최대였던 2021년의 785억달러보다 60% 넘게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경상수지 흑자 폭(1018억달러)보다도 크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던 작년 9~11월 거주자 해외증권투자는 407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 흑자(325억달러)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송 선임연구원은 "과거에는 거주자 해외증권투자 규모가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대체로 하회했던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거주자 해외증권투자의 급증은 국내 외환시장에서 상당한 수급불균형을 초래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다만 송 선임연구원은 거주자 해외증권투자 확대만으로 달러 수요 증가 이유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잠재적인 대미 투자에 따른 달러 수요 증가와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한 수출 둔화 우려 등이 미래 환율 상승 기대감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송 선임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 등 글로벌 요인을 고려해 해외 주요 전망기관들은 대체로 올해 중 원/달러 환율이 점차 하향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과도한 기대 쏠림 방지를 위해 외환 수급의 일시적 불균형을 완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생산성 및 경제 역동성 제고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