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통신(KICC)과 특허권 침해 소송 중인 토스가 "법원이 토스의 특허 침해를 인정한다면 KICC에 로열티를 지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KICC는 토스가 자신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허권 침해 여부를 다투는 소송에서 "특허 침해가 아니다"라는 주장 대신 로열티 지급 의사를 내비치는 건 이례적이다.
29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토스 측은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준비서면에 "만약 채권자(KICC) 특허가 유효하고 (법원 판단에 따라) 채권자들이 특허권을 행사한다면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로열티를 지급할 의사가 있다"고 썼다.
KICC는 작년 10월 서울중앙지법에 "토스 측 결제 기기 생산·판매를 중단시켜 달라"며 특허권 침해 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KICC는 자사 특허 2건(정전기 방지 장치·카드 정보 암호화 장치)의 설계를 토스 측 결제 기기가 모방했다며 특허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다.
가처분 소송에서 재판부가 주로 보는 건 토스 측의 결제 기기 생산·판매가 KICC의 권리 및 재산에 손해를 입히는지다. 재판부가 본격적으로 특허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건 가처분 소송 이후 절차인 본안 소송부터다.
이 때문에 통상 특허 관련 소송의 가처분 단계에서는 "실질적인 특허 침해 여부는 본안 소송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이 나온다. 그런데 토스는 특허 침해 여부를 다투겠다는 말 대신 패소하면 로열티를 지급할 의지가 있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한 특허권 소송 전문 변호사는 "로열티를 지급할 의사가 있다는 건 단순히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상투적 표현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허 침해를 했는지를 놓고 싸우면 질 가능성에 대비해 우회 전략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스 측이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에는 특허권 침해 여부를 반박하는 내용이 없었다고 한다.
현재까지 진행된 2번의 공판에서도 토스 측은 특허권 침해가 없다며 주장하는 대신 "특허 자체가 무효"라는 입장을 내세웠다고 한다. 토스 측은 "KICC가 특허라고 주장하는 기술은 통상적인 기술력을 가진 개발자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며 "특허 침해 유무가 아니라 특허 자체의 효력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 측은 지난 16일 특허심판원에 KICC 특허 무효 확인 심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토스 측 관계자는 "현재 소송 중인 사안으로 자세한 얘기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토스는 이번 소송에 김앤장 소속 장덕순(사법연수원 14기)·장현진(33기) 변호사를 기용했다. 장덕순 변호사는 무역위 지식재산권 자문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지식재산권연수원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이사를 맡고 있다. 장현진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서울고법, 특허법원 등을 거친 뒤 2019년부터 김앤장 소속으로 지식재산권 소송을 다수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