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내년부터 보험 업계에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킥스·Korean Insurance Capital Standard)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기본자본이 마이너스인 롯데손해보험(000400)과 iM라이프가 기본자본 킥스 기준치인 50%를 넘기려면 총 1조4000억원가량의 유상증자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기본자본 킥스가 가장 낮은 보험사는 롯데손해보험(-16.7%)이다. 기본자본 킥스는 기본자본을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인데, 롯데손보의 기본자본은 -2953억원,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은 1조7617억원이다. 요구자본이 그대로라면 기본자본이 1조1760억원 늘어나야 기준치를 넘기게 된다. 같은 기준으로 iM라이프(-5.1%)는 2150억원의 기본자본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기본자본은 순자산(이익잉여금·기타포괄손익누계·조정준비금 등)에서 불인정 금액과 손실흡수 불가능한 자본을 뺀 금액이다. 불인정 금액은 지급이 예정된 주주 배당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자본증권,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자산 상당액의 50% 등 6가지 항목이다. 손실 흡수 불가능한 자본은 기본자본 자본증권의 인정한도 초과금액, 해약환급금 부족분 중 해약환급금준비금 초과분 등 7가지다.
롯데손보는 순자산이 약 1조7000억원인데, 손실흡수 불가능 자본이 많아 기본자본이 마이너스인 상태다. 기본자본을 늘리려면 당기순이익이 늘거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 등이 필요하다. 보험사가 단기간에 순이익을 늘리긴 어렵고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조건이 까다롭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는 기본자본 킥스를 도입하는 것은 유상증자를 요구하는 것이란 불만이 나온다.
기본자본 킥스가 50% 미만이면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인 경영개선권고가 내려진다. 0% 미만은 한 단계 높은 경영개선요구 대상이 된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으면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하는데, 금융 당국은 제도 연착륙을 위해 2035년 말까지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할 방침이다.
다만 내년 3월 말에 기준치를 넘기지 못한 보험사에는 최저 이행기준을 부과한다. 최저 이행기준이 부과되면 보험사는 향후 9년(36개 분기) 동안 매 분기 기본자본 킥스를 개선해야 한다. 최저 이행기준 부과 1년 뒤 이행기준을 지키지 못하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작년 9월 기준 기본자본 킥스가 0% 이상~50% 미만인 보험사는 하나손해보험(9.4%), KDB생명(16.3%), 흥국화재(000540)(42.1%) 등이다. 하나손보와 KDB생명은 작년 10월과 12월에 유상증자를 단행해 기준치(50%)를 충족했다. 흥국화재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이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면서 기준치를 충족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