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의 채용 비리 혐의를 두고 대법원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함 회장은 지난 2018년 첫 기소 이후 약 8년 만에 사법 리스크(위험 요인)를 털어내며 회장직을 지키게 됐다.
29일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함 회장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재판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한 것이기 때문에 사법 리스크는 종식됐다.
앞서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5년 9월~11월 신입 사원 공개 채용 과정에서 인사 청탁을 받고, 서류 전형과 합숙·임원 면접에 개입해 불합격 대상자의 점수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특정 지원자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됐다. 2022년 1심 재판에서는 무죄가 나왔으나, 이듬해 2심 재판에서 유죄로 뒤집히며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형을 받았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 2심 판결이 확정됐다면 함 회장은 자리를 잃는 상황이었다.
함 회장은 2013~2016년까지 신입 행원의 남녀 합격자 비율을 사전에 4대1로 정해 합리적 이유 없이 여성에게 불리한 조치를 하는 등 채용 과정에서 남녀를 차별한 혐의(남녀고용평등법 위반)도 받았다. 2심 재판부는 해당 혐의에 유죄 판결을 내렸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다만 해당 혐의는 벌금형이 나왔기 때문에 회장직과는 무관하다.
하나금융 측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향후 하나금융그룹은 안정적인 지배 구조 속에서 더 낮은 자세와 겸손한 마음으로 어렵고 힘든 금융 소외 계층을 세심하게 살피며, 국가 미래 성장과 민생 안정 지원을 위한 생산적 금융 공급 및 포용 금융 확대에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