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감독원의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그동안 민간기구인 금감원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할 경우 공권력 오남용 소지가 있다며 반대해 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신속 대응 측면에서 (금감원 특사경에 대한) 인지 수사권 부여 필요성이 인정된 상태"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불법사금융 분야에 한정해 금감원 특사경을 추가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불법사금융은 민생 침해 범죄 중에서도 현장성과 즉시성이 필요하다"며 "경찰이 이 분야까지 관심을 갖고 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금감원에 불법사금융 신고 체계도 있어 특사경 도입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금감원 특사경 인지수사권에 대한 통제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금융위가 인지수사권을 갖고 수사를 개시할 때 수사심의위원회라는 통제 장치를 거치기 때문에 이걸 모델로 해서 구체적으로 제도를 설계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금감원 자본시장 특사경은 인지수사권이 없어 범죄 혐의를 인지하더라도 검찰 승인 없이는 수사에 착수할 수 없다. 이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특사경의 인지수사권 부여를 줄곧 요구해 왔다. 반면 금융위는 민간인 조직인 금감원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면 권력 남용의 우려가 있다며 반대해 왔다.
금융위의 입장 변화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금감원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를 공개적으로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특사경도 같은 사법경찰인데, 인지에 대해서만 검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이건 고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 위원장은 국무회의에서 "금감원이 민간인 조직이다 보니 2015년 제도 도입 시 공권력 남용 등 여러 우려가 있었다"고 했다.
금융위는 올해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전년보다 더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대한 목표치를 별도로 관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 위원장은 "가계부채는 한국 사회의 굉장한 잠재적 리스크이기 때문에 신경을 더 써서 일관되게 관리해야 한다"며 "2월에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전 금융권 관리 목표를 지난해보다 한층 강화된 목표치를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이 약 1.8%인데 이것보다는 더 낮게 해서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금융지주 회장 선임 시 주주총회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따. 그는 "참호 구축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연임에 대해 주주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CEO 선임 시 주주총회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것까지 포함해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와 금감원과 지난 16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금융지주 CEO 선임 절차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사회의 독립성·다양성, CEO 선임의 공정성·투명성, 성과보수 운영의 합리성 등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다양한 전문가 의견, 해외 사례, 금감원 실태 점검 등을 기초로 해 3월 말까지 실효성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29일 국민성장펀드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1호 메가프로젝트로 신안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신안우이 해상풍력발전 사업은 전남 신안 우이도 남동쪽 해상 일대에 15㎿급 해상풍력발전기 26기를 설치하는 게 골자다.
이 위원장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서 7건의 1차 매각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그중에서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내일 논의할 계획"이라며 "나머지 6건도 준비 상황과 자금 소요 시점을 봐서 필요한 사업부터 순차적으로 승인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도 도입한다. 금융위는 오는 30일 이런 내용의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계획이다. 다만 3배 레버리지 ETF는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