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주간 3500억원 넘는 자금이 주요 시중은행 금·은 통장에 유입된 것으로 27일 나타났다. 원화 가치 하락, 원·달러 환율 급등과 같은 상황이 지난해 말부터 지속되자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과 은 수요가 늘고 있다. 금·은 통장은 고객이 원화를 입금하면 국제 시세나 환율이 맞춰 금이나 은을 대신 매입하고 계좌에 무게(g)로 적립해 준다. 0.01g 단위로도 투자할 수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23일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2조1728억원, 실버뱅킹 잔액은 3463억원이다. 총 잔액은 2조519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골드뱅킹 잔액은 2432억원, 실버뱅킹 잔액은 1053억원 늘었다. 약 3주 사이 총 3485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매주 1100억원 넘는 자금이 금·은 통장에 몰렸다.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금거래소에 골드바, 실버바 등 제품이 진열돼 있다. /뉴스1

은행권 관계자는 "금·은 수요는 계속 커지는데, 골드바나 실버바는 가격이 너무 비싸고 수급도 불안정하다 보니 우회 투자처인 금·은 통장에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은값은 계속 상승 중이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3.75g당 금값은 103만4000원, 은값은 2만4820원을 기록 중이다. 작년 1월과 비교해 금값은 90%, 은값은 300% 올랐다.

일부 은행은 소형 골드바도 취급했으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현재는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만 소형 골드바를 판매 중이다. 실버바도 수요가 늘면서 작년 10월 중순부터 판매가 중단됐다. 기존에 실버바를 취급했던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은 3월쯤 판매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바 판매액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2023년 659억212만원, 2024년 1654억6262만원, 2025년 6902억4084만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달 들어 23일까지에만 737억4293만원어치가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