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자사 결제 기기를 매장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영업 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행법상 연 매출 3억원이 넘는 매장에 결제 기기를 무료로 지급하는 건 금지돼 있는데, 토스가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토스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적자 영업을 감수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토스의 오프라인 결제 사업 부문 자회사인 토스플레이스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최소 20곳의 대형 매장에 결제 기기를 무료로 지급했다.
◇ "토스, 수백억 원 적자 감수하며 불법 영업"
신용카드 결제 구조는 고객→매장→부가가치통신망(VAN·Value Added Network)사→신용카드사로 크게 구분된다. VAN사는 대리점을 통해 매장에 결제 기기를 공급한다. 대리점은 결제 기기를 매장에 보급하며 기기 사용비, 설치비, 관리비, 결제 수수료 등을 받는다. 기기 사용비는 월 3만~5만원 수준이다.
결제 시장에 후발 주자로 뛰어든 토스는 "기기 사용료를 받지 않을 테니 토스 결제 기기를 이용해 달라"는 식으로 영업을 진행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의3(부당한 보상금 등의 수수 금지)에 따르면 연 매출 3억원이 넘는 대형 매장에 결제 기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건 '부당한 보상금(리베이트)'으로 규정돼 있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한 VAN사는 작년 이후 자사 소속 대리점이 관리하던 대형 매장 20곳 이상을 토스에 빼앗겼다. VAN사 관계자는 "토스가 결제 기기를 무료로 쓰게 해준다고 해서 갈아타려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형 매장 리베이트 행위는 명백한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금감원에 신고가 들어오면 내부 조사를 통해 혐의를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스 관계자는 "토스 결제 기기를 매장에 판매·관리하는 건 토스가 아니라 대리점의 영업 전략이기 때문에 토스플레이스가 관여할 수 없다"고 했다. 토스플레이스는 결제 기기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22년 VAN 대리점인 아이샵케어를 인수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 적자 영업 감수하는 토스… 거액 장려금으로 대리점 유혹
토스는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적게는 900만원, 많게는 6000만원의 '판매 장려금'을 대리점에 지급했다. 토스가 대리점에 결제 기기를 공급하며 체결한 계약서에는 대리점에 불리한 조항도 있다.
조선비즈가 입수한 계약서에 따르면, 토스는 계약 해지 사유로 "대리점이 토스 이외 다른 회사의 결제 기기를 취급한 경우" "토스가 6개월마다 갱신하는 '기기 최소 설치 목표'를 대리점이 달성하지 못한 경우" 등을 명시했다. 이런 이유로 계약이 해지되면 대리점은 5년 안에 판매 장려금의 2배를 토해내야 한다는 조항도 있었다.
대리점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토스 기기를 받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고객 매장이 '토스는 기기 사용비를 안 받는다는데 어쩔 거냐'고 묻는 경우가 있다. 토스에 매장을 뺏기면 기기 사용비, 관리비, 결제 수수료를 모두 못 받기 때문에 토스 기기를 공급하면서 기기 사용비를 뺀 나머지라도 받는 게 최선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토스가 당장의 수익을 포기하고 적자를 감수하면서 영업하면 당해낼 재간이 없다. 연 매출이 수천억 원이 나오는 대형 VAN사는 대응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토스 기기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토스플레이스는 2023년 219억원, 2024년 5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토스 관계자는 "대리점과의 계약은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체결됐다. 현재는 토스 기기만 취급해야 한다는 조건이 적용되는 계약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