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불법 대출에 관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지준섭 농협중앙회 부회장이 지난 15일 비공개 퇴임식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농협중앙회 부회장이 물러날 때는 공개 퇴임식을 가졌다.

16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지 전 부회장은 전날부로 농협을 완전히 떠났다. 농협 관계자는 "다른 직함을 달고 일선에 복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농협은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경제지주-금융지주로 분리됐는데, 역대 농협중앙회 부회장 중 범죄 혐의를 달고 퇴임한 부회장은 지 전 부회장이 유일하다.

지준섭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뉴스1

지 전 부회장은 퇴임식에서 "농협의 주인은 직원들이다", "농협 직원들은 농업·농촌을 살린다는 유의미한 일을 하고 있기에, 주인의식과 자부심을 가져라",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지만 영원한 농협맨으로 남겠다" 등의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지 전 부회장은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지난 13일 대국민 사과를 한 지 이틀 만에 물러났다. 강 회장의 대국민 사과 당시 여러 임원이 사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농협 내부에서도 "퇴임식을 이렇게 속전속결로 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 전 부회장은 지난 2024년 11월쯤 한상권 서영홀딩스 회장의 청탁을 받고, 서영홀딩스 대출을 담당한 농협은행 직원 A씨를 대출 심사 부서 부장으로 발령하도록 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다. 농협중앙회 부회장은 농협은행 인사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