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 차주의 채무를 탕감해주는 새도약기금이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연체 채권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대부업권은 참여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설득에 나섰지만, 대부업권은 새도약기금이 연체채권을 헐값에 매입하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12일 캠코에 따르면 새도약기금 협약에 가입한 대부업체는 28곳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8일 25곳에 비해 3곳이 늘었다. 참여 업체 중 자산 규모 상위 10위에 해당하는 업체는 전월(2곳) 대비 한 곳 늘어난 3곳이다. 대부업계 전체 연체 채권의 약 80%를 상위 10개사가 쥐고 있어 대형사의 참여가 중요하다.
새도약기금은 원금 5000만원 이하, 7년 이상 장기 연체 채권을 탕감해주는 제도다. 금융권은 총 12조8603억원의 연체 채권을 보유 중인데, 대부업권의 연체 채권이 6조7291억원으로 절반이 넘는다. 나머지는 카드(1조9000억원)·은행(1조2300억원)·보험(6400억원)·상호금융(6000억원) 순이다.
대부업계는 정부의 연체 채권 매입 가격이 터무니 없이 낮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제시한 매입가는 액면가의 5% 수준이다. 100만원짜리 연체 채권을 시장에서 처분하면 약 25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새도약기금에 5만원에 넘기라는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다. 대부업계 전체 연체 채권으로 계산하면 시장가격(액면가의 25%)과 정부가 제시한 매입가액 간 차이는 1조3458억원에 달한다.
기금 출범 이후 대부협회를 통해 업계와 소통하던 캠코는 지난달부터 개별 대부업체와 소통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우수 대부업자 제도 활성화나 대부업체의 부실채권(NPL) 시장 진입 허용 등 인센티브를 고려하고 있다.
대부업계는 추가 인센티브나 선별 매각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금융위는 받아 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선별 매각은 수익이 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채권을 우선적으로 기금에 매각하는 것인데, 다른 금융권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와 캠코는 대부업체가 보유한 장기 연체 채권을 수시 매입하고 금융업권별로 대상 채권이 추가 파악되면 단계적으로 인수할 계획이다. 캠코 관계자는 "기금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대부업계의 협조가 필요해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