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Nunchi)는 전통 금융시장의 은행 금리처럼 수익률 파생 상품을 거래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거래소입니다."

지난달 초 서울에서 만난 존 도허티(John Doherty) 눈치 대표는 "전 세계 가상 자산 거래량 1위인 한국의 투자자들은 파생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무기한 선물 탈중앙화 거래소(DEX·Decentralized Exchange)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 진출을 위해 여러 프로젝트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DEX는 중앙 기관 없이 가상 자산을 직접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말한다.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업비트나 빗썸 등의 가상 자산 거래소는 중앙화 거래소(CEX·Centralized Exchange)라고 부른다. DEX는 거래자가 모든 책임을 지기 때문에 위험이 높지만, 그만큼 다양한 파생 상품이 만들어진다.

존 도허티 눈치 대표./민서연 기자

도허티 대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대체 투자 운용사 프레티움(Pretium)에서 대출 채권 담보부 증권 매매를 담당했다. 눈치는 실물 자산 토큰(RWA·Real-World Assets) 금리나 스테이킹(Staking·가상 자산을 일정 기간 예치해 네트워크 운영에 기여하고 대가를 받는 것) 수익률을 상품화한 파생 상품을 매매하는 걸 목표로 한다. RWA는 실제 자산을 디지털로 토큰화한 것이다. 거래소 이름인 눈치는 보이지 않는 분위기를 감지하는 능력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다음은 도허티 대표와의 일문일답.

─미국 월가의 트레이더 출신이 블록체인 기반 거래소를 만든 이유는.

"가상 자산 시장은 전통 금융권보다 수익률을 중시하는데, 정작 수익률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없다. 중개자가 없는 블록체인에서는 전통 시장에서 불가능했던 여러 파생 상품을 만들 수 있어 새롭게 도전하고 있다."

─수익률을 거래한다는 게 무슨 말인가.

"수익률을 거래한다는 것은 단순히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이자 흐름 자체를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 매매한다는 의미다. 금리가 오르면 수익률을 산 사람에게 이익이 나고 금리가 떨어지면 수익률을 판 사람에게 이익이 생기는 방식이다."

─수익률을 거래하려는 수요가 많이 있나.

"탈중앙화 금융(DeFi·Decentralized Finance·중앙 금융기관이나 관리자의 개입 없이 가상 자산 거래와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 수요가 늘어날수록 점점 많아지는 걸 체감하고 있다. 전통 금융 시장에서 은행이나 기관 투자자는 이자율이 변동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금리 스와프(Swap·고정 금리와 변동 금리를 교환하는 계약)를 사고판다. 가상 자산 기반 파생 상품 시장은 변동성이 훨씬 커 헤지(hedge·손실을 막기 위한 대비책) 수요가 당연히 존재한다."

눈치 홈페이지 캡처

─눈치가 풀고자 하는, 가상 자산 파생 상품 투자자들이 겪는 문제가 무엇인가.

"눈치의 수요가 높은 분야 중 하나는 스테이킹 사용자인데, 스테이킹은 은행 상품처럼 이율이 고정돼 있지 않고 스테이킹 해제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자산을 가진 투자자 입장에서는 스테이킹을 하면 자산 가격과 이율이 동시에 움직이는데 이를 헤지할 방법이 없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했을 때 연 이율이 4%에서 2%로 낮아지면 수익률을 방어하는 방법이 해제밖에 없다. 하지만 눈치에서 스테이킹 금리 숏(short·가격 하락을 예상해 매도하는 것) 포지션을 열면 금리 하락분을 보전할 수 있다."

─눈치가 생각하는 미래 금융은.

"시장은 시간과 미래 예측의 함수로 작동하고 사람들의 의견 차이는 변동성으로 드러나 가치가 창출된다. 수익률은 모든 것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수익률이 낮으면 약세장, 높으면 강세장이 된다. 눈치는 미래를 거래하는 수익률 거래소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