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규모가 약 7600억원인 서대구농협은 2024년 5월과 작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적기 시정 조치를 받았다. 2년 연속 경영 실태 평가에서 자산 건전성이 4등급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작년 6월 말 기준 서대구농협의 손실위험도가중여신비율은 30.75%로 2024년 말(27.1%)보다 3.6%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대출 비율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지역 농협·축협이 경기 침체와 부동산 경기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산 규모가 5000억원 미만인 중소형 조합들은 합병 권고를 받고 있다.

농협중앙회 사옥 전경. /농협중앙회 제공

5일 지역 농·축협의 작년 수시공시를 조사한 결과, 총 1110개 조합 중 15곳이 적기 시정 조치를 받았다. 적기 시정 조치는 농협중앙회의 경영 실태 평가에서 4등급(취약) 또는 5등급(위험)을 받았을 때 내려진다. 3등급(보통)을 받았어도 자산 건전성 등 특정 부문이 취약하다고 평가돼도 내려진다.

적기 시정 조치는 경영 개선 권고·요구·명령 등 3단계로 나뉘는데, 적기 시정 조치를 받은 조합은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자산 매각 ▲자본 증대 ▲점포 축소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작년 6월 말 기준 자산 규모 3189억원인 영산농협은 순자본비율이 5% 밑으로 떨어져 작년 9월 적기 시정 조치를 받고 합병 권고를 받았다. 조합의 순자본이 바닥나 손실을 흡수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된 것이다. 자산 규모 1367억원인 장암농협도 적기 시정 조치에 따라 다른 조합과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방 농·축협의 건전성이 악화되는 것은 지방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악화로 차주가 빚을 갚지 못하면서 농·축협이 내준 대출에 부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에서도 부실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상가. /뉴스1

합병 권고가 내려진 진주금곡농협은 작년에만 네 차례에 걸쳐 자기자본의 5%가 넘는 규모의 부실이 발생했다. 조합에서 돈을 빌린 회사가 매출 부진 등 사업 악화로 대출을 갚지 못해 16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는 작년 6월 말 기준 자본(39억740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농협중앙회는 작년 11월 "지역 소멸과 조합원 감소, 경영 악화 등으로 장기적 경영 안정성에 위기를 맞고 있다"며 경영 혁신 과제 중 하나로 자립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농·축협에 합병을 권고하기로 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단위 농협의 공동 대출 잔액은 23조2384억원으로 연체율은 19.12%였다. 연체율은 2023년 말 7.41%, 2024년 말 13.62%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