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내년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31일 전망했다.

수은 해외경제연구소는 '2026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말 환율 전망치를 1400원으로 제시하면서 "미국 달러화 약세, 경상수지 흑자 기조 유지 등으로 올해보다 원화 약세 흐름이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1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앞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연구소는 "미국 관세 정책으로 인한 수출 위축과 미국산 에너지 추가 수입에 따른 단가·운송비 상승, 현지 투자 의무 이행 등이 대외수지에 부담으로 작용해 원화 가치 상승 폭은 제약될 것"이라고 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내년 말 96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높은 환율로 기준금리 인하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연구소는 "경기 둔화 지속으로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압력을 받고 있으나 고환율, 부동산 시장 과열 등에 따른 부담으로 금리 하락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했다.

내년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 후반대'로 전망했다. 민간 소비 증가율이 올해 1.3%에서 내년 1% 후반대로 높아지겠지만, 설비투자는 2.6%에서 2%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의 경우 미국 관세 부과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와 단가 상승, 유럽 전기차 수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2.5% 내외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방위산업(12.5%), 반도체(11.3%), 바이오(10.6%), 자동차·차 부품(6.3%) 등의 수출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건설(-30.0%), 배터리(-10.0%), 석유제품(-21.4%), 석유화학(-14.4%) 등은 부진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