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024110) 대출 연체율이 1%를 넘어서면서 내년 상반기에 약 1조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한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매각한 부실채권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내년 상반기 약 1조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하기로 하고 자산 평가를 위한 자문사를 선정하고 있다. 자문사는 매각 대상 부실채권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차주별 평가 보고서를 작성한 뒤 자산 평가 자문을 제공한다. 통상 은행은 채권 가격을 높게 책정하기 위해 부실채권 평가 자문사를 선정한다.
기업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약 1조1000억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내년 상반기 매각 물량이 올해 3분기 누적 매각 물량과 비슷한 수준인데, 그만큼 부실채권이 빨리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기업은행은 연체 상황에 따라 부실채권을 추가로 매각하고 있어 실제 매각 규모는 이보다 늘어날 수 있다. 기업은행의 올해 연간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약 1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율은 전체 여신의 82.9%(3분기 기준)에 달하기 때문에 경기 침체에 큰 영향을 받는다. 기업은행의 올해 3분기 대출 연체율은 1%로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1.02%) 이후 최고치다. 기업 대출 연체율은 1.03%로 지난 2010년 3분기(1.08%)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았다.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늘었다는 의미다.
통상 은행 대출 연체율이 1%를 넘어서면 건전성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본다. 은행의 주 수익원인 예대 마진(은행이 대출로 받은 이자에서 예금으로 지급한 이자를 뺀 금액)이 1% 수준인 상황에서 대출 연체율이 1%를 넘으면 이익을 남기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