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내년에도 가계 대출을 조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들이 연말을 맞아 가계 대출 총량 관리에 힘쓰고 있다. 은행은 매년 가계 대출 한도가 정해지는데, 한도를 초과하면 이듬해 한도가 줄어든다.
24일 은행 업계에 따르면 신한·우리·하나·KB국민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내년도 가계 대출 목표치를 이번 주 금융 당국에 제출한다. 금융 당국은 각 은행의 이행 실적을 점검해 12월 중하순에 이듬해 가계 대출 관리 계획을 짠다.
은행들은 이달 들어 추가 대출을 줄이거나 중단하면서 목표치를 관리하고 있다. 통상 연말에는 신규 대출보다는 상환이 많은 편이다. 신한은행은 23일 기준으로 목표치의 약 90%, 우리은행은 83% 수준이라 내부적으로는 안정권에 들어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목표치 대비 초과분이 10% 안팎으로, 연말까지 관리하면 기준치를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연말까지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대출 대면 신청을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까지 초과분이 가장 많았던 KB국민은행은 여전히 대출 금액이 목표치를 약 20% 초과해 올해 목표치를 넘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생활 안정 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가계대출 중도 상환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해 대출 상환을 유도하고 있다.
은행이 대출 한도를 넘겨도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금융 당국은 목표치를 넘긴 금융사의 내년도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올해 초과분을 내년으로 넘겨 내년도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