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인 서울 지역 농협·축협의 신용 대출 금리가 조합별로 최대 2%포인트(P) 넘게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 등급이 같아도 어떤 조합에서 대출을 받는지에 따라 내야 할 이자가 제각각인 것이다. 1금융권인 시중은행은 같은 조건이라면 은행별로 대출 금리 차이가 0.5%P를 넘지 않는다.

21일 서울 지역 농·축협 17곳의 11월 말 기준 신용 대출 평균 금리를 집계한 결과, 서울강동·서울경기양돈농협의 신용등급 1~2등급 차주 금리는 연 6.5%로, 같은 조건의 서서울농협 금리(4.47%)보다 2.03%P 높았다. 평균 금리는 최근 3개월 신규 취급 기준으로 대출 금액에 따라 가중평균한 것으로 산정됐다.

농협중앙회 사옥 전경. /조선DB

신용등급 3~4등급 구간에서는 강남농협(4.49%)과 서울강서농협(6.5%)의 금리 차이가 2.01%P로 가장 컸다. 5~6등급은 송파농협(5%)과 서울강동농협(7.29%)의 격차가 2.29%P로 벌어졌다.

저신용자 금리가 고신용자 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서울강서농협의 1~2등급 금리는 6.5%인 반면, 송파농협의 5~6등급 금리는 5%였다. 강남농협은 1~2등급 금리(4.89%)가 3~4등급 금리(4.49%)보다 높았다.

지역 농·축협은 상호협동조합으로 각 조합이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조합별로 자금 조달 비용이 달라 기준금리가 제각각이고, 우대금리 혜택도 다르게 적용된다. 지역 농·축협의 대출 금리는 통상 시중은행보다 높지만, 조합원은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조합별로 판관비 등 업무 원가 차이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차이가 발생하는 구조"라며 "금융감독원의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준수해 금리 운용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를 찾은 시민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신용 등급이 비슷한데 대출금리가 2%P 넘게 차이 나는 것은 형평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도 은행에 따라 금리 차이는 발생하지만 1%P 이상 벌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시중은행의 신용 점수 801~1000점 구간의 가계 대출 평균 금리 차이는 최대 0.5%P였다.

지난 10월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지역 농·축협의 대출금리 차이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조합원과 비조합원의 대출금리 차이가 1.5~2.2%P까지 벌어지는 것은 차별이라는 것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당시 "금리 차이는 형평성 원칙에 맞지 않는다. 여러 방안을 검토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