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보유한 유가증권 규모가 올해 4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부진과 대출 규제로 업황이 악화되자 증시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저축은행중앙회·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저축은행 79곳의 유가증권 잔액은 12조5000억원으로 작년 말(8조9000억원) 대비 40.5% 증가했다. 유가증권 잔액은 2022년 말 6조7000억원, 2023년 말 8조2000억원, 지난해 말 8조9000억원이었다.
잔액 기준으로는 OK저축은행이 2조78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에큐온저축은행은 9975억원, SBI저축은행은 8402억원, 웰컴저축은행은 7400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은 612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에큐온저축은행은 작년 말(1986억원)과 비교해 잔액 증가율이 400%를 넘겼다. 증가율로 보면 신한저축은행이 92.5%, 웰컴저축은행이 62.5%, 하나저축은행이 48.4%, DB저축은행이 31.1%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의 유가증권 잔액이 급증한 데는 본업인 대출 영업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특히 6·27 부동산 대책으로 연 소득 2배수까지 가능했던 신용 대출 한도가 1배수 이내로 축소됐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도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