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의 오세진 대표가 3연임에 성공했다. 코빗은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을 위해 오 대표를 재선임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코빗의 모회사 NXC가 코빗을 매각하는 게 VASP 갱신의 최종 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빗은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된 오 대표를 재선임했다. 오 대표는 2020년 1월 취임한 뒤 2022년 말 연임해 올해까지 대표직을 수행했다. 오 대표의 세 번째 임기는 2028년까지다.
오 대표 재선임의 표면적 이유는 VASP 갱신이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가상자산사업자는 3년마다 신고를 갱신해야 하는데, 금융당국은 경영진 전문성과 지배구조 연속성 등을 주로 평가한다. 갱신 심사 절차를 안전하게 거치기 위해 기존 경영진을 유지하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다른 해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빗의 VASP 갱신은 사업 지속보다는 추후 매각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가상자산사업자 지위를 유지해야 해외거래소 등에 매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10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는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인수된 바 있다.
2013년 설립된 코빗은 2017년 게임회사 넥슨의 지주사인 NXC에 인수됐고, 2021년 SK플래닛(당시 SK스퀘어(402340))이 지분을 투자했다. 현재 코빗의 지분은 NXC가 60.5%, SK플래닛이 31.5%를 갖고 있다. 두 회사는 가상자산 시장이 활황일 때 함께 사업을 추진했으나 코빗 점유율은 0%대에 머물고 적자가 지속되는 등 사업 부진이 이어졌다.
NXC는 지난해부터 코빗 매각을 타진했다. 그러나 인수 희망자와 가격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협상이 계속 결렬됐다. 해외 거래소 바이비트, 국내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DSRV 등이 코빗 측과 접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