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중앙회가 독립된 금고의 이사장을 해임·파면하는 제재권까지 행사하고 있습니다. 중앙회가 검사와 제재를 모두 하니 금고는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죠. 검사권과 제재권을 분리하고, 제재권을 개별 금고로 이관해야 합니다. 나아가 외부 인사가 포함된 제재심의위원회를 신설하겠습니다."
17일 열리는 제20대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한 유재춘 서울축산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새마을금고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유 이사장은 중앙회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켜 독립된 금고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국 1262개 금고 이사장은 17일 충남 천안 MG인재개발원에 모여 차기 회장을 뽑는다. 유재춘 이사장 외에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장재곤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이사장이 후보로 나섰다.
유 이사장은 중앙회가 개별 금고를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공동 펀드를 조성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 등 부실 채권 정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합 분할·해산에만 사용되는 법정적립금으로 적자를 내는 금고를 지원하는 방안도 공약에 넣었다.
유 이사장은 공약 이행을 위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호영 국회 부의장, 행정안전위원장·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을 만나 법률 개정을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다. 다음은 유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출마 이유가 궁금하다.
"바닥 정서를 살펴보니 중앙회가 바뀌지 않으면 새마을금고가 정말 힘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사장들은 중앙회의 옥죄는 행정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새마을금고만의 문제점은 검사권과 제재권이 모두 중앙회에 있다는 것이다. 회장이 이사장을 선임한 게 아니다. 회장이라는 이유로 독립된 이사장을 해임하는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
―옥죄는 행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중앙회가 부동산 PF에 공격적으로 참여하라고 일선 금고를 압박했다. 많은 금고가 중앙회 요구에 따라 부동산 PF에 동참하다 문제가 됐다. 중앙회가 최소한의 책임을 져야 하는데, 손실금을 금고에 떠넘기고 있다. 중앙회만 이익 났다고 자랑할 게 아니다. 중앙회는 어려운 금고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손실을 분담해야 하는 곳이다."
―금고 지원 공약이 많은 것도 책임 분담 차원인가.
"전국 금고 80%가 손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법정적립금을 금고 손실 보전에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 일선 금고가 회원들에게 배당할 여력이 생긴다. 경쟁 기관인 농협·신협은 2023년에 법을 개정해 이러한 구조를 만들었다. 새마을금고만 법 개정이 안 됐다. 국회를 방문했더니 '좋은 방안을 제시했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내부 통제 해결책은 무엇인가.
"평생 한 금고에서만 일하다 보니 내부 통제가 되지 않는다. 반대로 다른 금고 직원이 와서 일하게 되면 잘못된 부분이 곧바로 드러난다. 내부 통제를 맡는 중간 관리자들이 논의하는 협의회를 통해 인력을 교류하는 방안을 시행하겠다. 외부 직원이 3~6개월이라도 와서 일하면 불법·특혜 대출을 할 수 없다."
―미래 먹거리는 무엇인가.
"레지던스와 요양 병원을 합한 '웰니스 타운'을 추진하겠다. 다른 곳은 사업이지만 새마을금고는 봉사 개념이다. 새마을금고 회원은 60~70대 비율이 가장 높다. 그런데 요양 병원이 없어 못 들어가고 있다. 지역별·금고별로 출자해 사업을 추진하고 이익은 출자 비율에 따라 돌려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경영 컨설팅을 받아보니 연계 상품을 출시하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금고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