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있는 작은 새마을금고가 도심의 대형 금고와 연계해 지역의 인삼·고구마 등을 판매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식적으로 하다 보니 양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물류와 매장을 활용하면 엄청난 효과가 있을 겁니다. 기존 하나로마트와는 다른 새로운 개념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17일 열리는 제20대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한 장재곤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홈플러스를 인수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새마을금고의 지역 인프라·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금융과 유통을 통합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국 1262개 금고 이사장은 충남 천안 MG인재개발원에 모여 직접 투표로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장 이사장 외에 김인 회장, 유재춘 서울축산새마을금고 이사장이 후보로 나섰다.
장 이사장은 새마을금고가 '소상공인·자영업자 전문은행'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회장이 되면 이들을 위한 전용 금융 체계를 구축하고, 전용 사업자 대출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귀농·귀촌 금융 지원 모델을 개발해 농촌 금고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조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앙회의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장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출마 계기가 궁금하다.
"새마을금고는 서민과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해 지역경제를 살려야 하는 금융기관이다. 그런데 중앙회가 집단대출과 기업대출을 유도해 문제가 생겼다. 중앙회는 금고가 출자해 만든 조직인데 금고를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지난 40여년 동안 일했지만 이런 적이 없었다. 이 체제가 계속되면 공멸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바꿔야 한다는 생각으로 출마했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부실채권 규모가 커 복구하려면 몇년이 걸릴 지 모른다. 새마을금고자산관리회사를 통해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있는데, 2~3년 뒤 경매·공매를 거쳐 부실채권이 매각되면 금고가 20~30% 손실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책도 없는데, 부실채권 매각 수수료 0.6%까지 금고가 부담해야 한다. 같은 조직에서 부실채권을 매입·매각하는데 수수료를 내는 곳이 어디 있나. 부실채권 관리 수수료를 폐지해야 한다. 중앙회 출연으로 예금자 보호준비금을 지원하는 등 금고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홈플러스 인수를 제시했다. 실현 가능성이 있나.
"컨설팅을 받은 결과 획기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했다. 회원제로 운영해 회비를 받으면 상품 단가는 낮추면서 운영비용까지 충당할 수 있다고 봤다. 새마을금고는 회원 20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지역 금고가 도시의 소비자들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홈플러스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면 효과가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전문은행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농협은 농민 200만명을 토대로 운영되고 있다. 반대로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최소 650만명인데, 이들만을 위한 금융기관은 없다. 자산 규모가 300조원인 새마을금고가 정부와 손을 잡으면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기관이 될 수 있다. 서민경제의 축이라는 새마을금고 취지와도 부합한다. 이렇게 되면 새마을금고가 다른 집단대출 등에 눈을 돌릴 이유가 없다."
―중앙회의 문제점을 다수 지적했다. 어떻게 바꿀 계획인가.
"도덕성이 가장 중요하다. 도덕성이 결여된 집행부가 시행하는 내부통제는 효과가 없다. 당장 이사장은 3번밖에 하지 못하는데, 편법으로 4~5번 하는 경우가 있다. 중앙회가 이런 편법을 묵인하면서 어떻게 내부통제가 가능한가. 중앙회의 의사결정과 정책결정 과정들을 개별 금고와 모두 공유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모든 것을 가르고 뒤에서 의사결정을 하면 문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