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향후 5년간 첨단 전략 산업에 150조원을 투자하는 국민성장펀드를 기존 정책 펀드와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책 자금이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 집중되거나 분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자금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조치다.
15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국민성장펀드와 각 부처 모태펀드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혁신펀드'나 보건복지부의 'K-바이오백신펀드'가 대표적이다. 금융 당국은 중복 투자를 막기 위해 국민성장펀드 투심위가 각 부처 정책펀드의 투자 상황을 확인하고, 투자 계획을 산업경쟁력강화 관계 장관 회의에서 공유하는 방안을 타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국회와 투자 업계에서는 국민성장펀드 출범 이전부터 기존 정책 펀드와의 중복 출자·투자를 우려해왔다. 부처별 개별 펀드나 중소기업 모태펀드가 운용 중인 상황에서 신규 출자가 투자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대표적인 분야가 인공지능(AI) 산업이다. 올해 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대전환 추진을 위해 6조3214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지난주 출범한 국민성장펀드가 가장 많이 투자할 분야 또한 AI(30조원 예정)다. 보건복지부에서 조성한 K-바이오백신펀드 역시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지원받게 될 바이오와 백신 등에 지원하는 기금이다.
다만 기존 정책펀드를 없애 국민성장펀드에 통합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에 집행이 결정된 투자도 그대로 집행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중복 투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운용은 각 부처에서 현행처럼 하되, 투자 계획이나 실행된 건을 미리 공유하는 거버넌스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