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올해 태광산업(003240) 계열사에 현금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2023년부터 시작된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로 배당 여력이 약화되자 재무 구조를 변경해 현금을 확보할 방침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26일 서울 종로구 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준비금 일부를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결손금 보전 목적 등으로만 사용되는 자본준비금을 배당에 사용되는 이익잉여금으로 옮겨 배당 여력을 늘린다는 취지다.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사옥. /조선DB

흥국생명은 전환우선주를 보유하고 있는 태광그룹 계열사인 티시스와 티캐스트에 배당을 실시할 방침이다. 티시스는 흥국생명 우선전환주 212만 2242주, 티캐스트는 31만 8337주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흥국생명은 자본 확충을 위해 티시스·티캐스트에 전환우선주를 발행하고 2300억원을 받는 유상증자를 2022년 12월 단행했다. 흥국생명은 당시 신종자본증권을 조기 상환(콜옵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가 비판을 받자 다시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했다. 유상증자는 콜옵션으로 인한 자본 확충 차원이었다.

상법상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 합계가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할 때만 초과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할 수 있다. 지난 9월 말 흥국생명의 자본준비금 중 하나인 주식발행초과금은 2982억원, 이익준비금은 69억원이다. 자본금이 80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185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할 수 있다. 다만 전입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태광그룹 로고. /태광그룹

흥국생명은 전환우선주 발행 조건으로 배당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흥국생명은 유상증자 이듬해인 2023년 전환우선주 1주당 750원씩 101억8800만원을 배당했다. 하지만 같은 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시행으로 배당 여력이 줄면서 배당을 이어 가지 못했다.

보험사는 보험 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적은 경우 부족액을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쌓아야 한다. 이 준비금은 배당 가능 이익을 산정할 때 마이너스 요소가 되는데, 보험업계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지난 6월 말 44조원까지 급증하면서 배당에 제약이 생겼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재무 구조 변경에 대해 "배당금을 마련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가 개선될지 미지수라 실제 배당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