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추진하는 보험 설계사 수수료 개편안이 이번 주 중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 본심사에 상정된다. 수수료 개편에 반대하는 보험대리점(GA)업계는 규개위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규제 수위를 낮추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금융 당국은 개편안이 큰 수정 사항 없이 규개위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규개위는 이번 주 중 회의를 열고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보험 설계사 수수료 개편안의 본심사를 진행한다. 본심사는 12일에 열릴 전망이다. 규개위는 지난달 예비심사에서 판매 수수료 개편안을 '중요 규제'로 평가하고 본심사에서 다루기로 했다.

보험 판매 수수료 개편안. /금융위원회 제공

수수료 개편안은 '보험계약 체결' 위주였던 보험영업 관행을 '보험계약 유지'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요 내용은 ▲수수료 분급 확대 ▲판매수수료 집행체계 개편 ▲비교공시 및 비교설명 의무화 ▲GA 소속 설계사에 대한 1200%룰 적용 등이다.

1200% 룰은 계약 후 1년 동안 설계사가 받는 수수료를 월 보험료의 1200%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다. 지금까지 보험사 전속 설계사에게만 적용됐으나, GA 소속 설계사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최근 보험 영업 시장이 GA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GA에 소속된 보험 설계사는 총 28만8446명으로 보험사 전속 설계사(18만4468명)보다 많았다.

2027년부터는 수수료 분할지급이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설계사들은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수수료를 1~2년 사이에 몰아서 받아왔다. 이를 2027년부터 최대 7년까지 단계적으로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금융 당국은 수수료 개편안이 규개위 본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A업계는 수수료 개편안이 시행되면 설계사의 수입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점을 들어 규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GA업계는 이런 내용의 의견서를 설계사들의 서명을 받아 규개위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1200% 룰 적용 시점을 내년 7월에서 6개월 유예해 달라고 요청했다. 규개위가 GA업계의 의견을 수용하면 금융위에 개선 권고를 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