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손해보험사 카카오페이손해보험(카카오손보)이 출범 3년 만에 보험업계 격전지인 건강보험 시장에 도전했지만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손보는 올해 1~9월 35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349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 이 기간 보험 수익은 246억원에서 390억원으로 늘었지만, 보험 서비스 비용이 531억원에서 650억원으로 커졌다. 누적 결손금은 지난 3월 말 1315억원에서 9월 말 1530억원으로 늘었다.
카카오손보는 지난해 영유아·초중학생 대상 건강보험과 지난 6월 성인 대상 건강보험 상품을 각각 출시하며 장기보험 시장에 도전했다. 이 상품의 매출액(수입보험료)은 올해 1~9월 29억2400만원이었다. 매출액에서 파생돼 순이익과 직결되는 보험계약마진은 9억원이었고, 이 중 1억5000만원만 3분기 수익으로 인식됐다.
카카오손보는 보험료가 1만~2만원인 여행자보험·골프보험·휴대전화보험 등 미니보험에 집중했다. 카카오톡으로 가입 부담이 적은 미니보험을 판매하며 고객을 확보한 뒤 이들에게 건강보험을 판매한다는 전략이었다. 미니보험은 광고비를 고려하면 수익성이 제한적이지만, 건강보험은 건당 보험료가 비싸고 만기가 길어 수익성이 좋다.
카카오손보의 건강보험이 인기를 끌지 못한 것은 비대면 가입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강보험은 상품이 복잡해 보험 설계사 도움 없이 앱으로 혼자 가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디지털 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도 자동차 보험에서 출발해 직장인을 위한 건강보험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지만,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한화손해보험에 흡수 합병됐다. 또 다른 디지털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도 비대면 상품만 판매하다 작년부터 상담사를 상품 판매 과정에 투입하는 전략으로 바꿨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출범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카카오손보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고객 생애 주기 전체를 아우르는 보장 영역이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해 장기 보험 상품도 차츰 늘려가고 있다"며 "디지털·레저·라이프 3대 축을 중심으로 고객 수요에 맞춘 상품을 계속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