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성장이 정체된 카드사들이 올해 해외 자회사에 신용공여·출자 등으로 1조5700억원을 제공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해외 법인들은 올해 적자에서 벗어나 수익을 내고 있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21일 베트남 자(子)회사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Lotte Finance Vietnam)에 운영자금 명목으로 768억원을 지급보증했다. 모(母)회사가 자회사에 신용공여를 하면 자회사는 현지에서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롯데카드는 작년 지급보증액(3321억원)보다 46% 많은 4849억원을 올해 지급보증할 예정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한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KB국민카드 사옥. /각 사

해외 자회사가 가장 많은 신한카드는 올해 1~11월 카자흐스탄·인도네시아·미얀마·베트남·싱가포르 자회사에 4453억원을 지급보증했다. 올해 초에는 카자흐스탄·인도네시아 자회사의 신용공여 한도를 늘렸다. 지난 21일 기준 신한카드는 해외 자회사 5곳에 지급보증 1조616억원, 출자 2947억원, 대여 440억원 등 총 1조4003억원을 제공했다.

KB국민카드는 올 1~9월 인도네시아 자회사에 2451억원, 태국 자회사에 3202억원을 각각 지급보증했다. 우리카드는 작년 지급보증액(753억원)보다 22.1% 늘어난 920억원을 지난 9월 지급보증했다.

해외 자회사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카드사 4곳의 올 1~9월 해외 자회사 순이익은 344억원으로 전년 동기(62억원)의 약 5배로 늘었다. 이 기간 롯데카드 해외 자회사는 99억원 적자에서 66억원 흑자 전환했고, KB국민카드 해외 자회사도 5억원 적자에서 59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신한카드 해외 법인 순이익은 191억원으로 75.2% 증가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카드사가 해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업황 악화 때문이다. 카드사는 소상공인과 상생해야 한다는 정부 공약 등에 따라 2013년부터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해왔다. 연 매출 10억원 미만 영세·중소 소상공인 수수료율은 역마진 수준까지 내려왔다. 카드 승인 금액과 건수가 증가해도 카드사 순이익은 감소하는 이유다. 금융 당국은 2012년부터 3년마다 카드 결제 비용을 고려해 수수료율 인하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올 3분기 카드 승인 금액과 건수는 327조7000억원과 78억3000만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6.7%, 5.5% 증가했다. 반면 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카드의 올해 9월까지 누적 순이익은 1조689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