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앞으로 천재지변 등 부득이한 사유가 없다면 고객에게 개별 통지하지 않고 서비스를 중단할 수 없게 된다. 모바일 뱅킹으로 가입한 예금을 해지할 때는 영업점을 방문하도록 하는 것도 금지될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최근 은행권 약관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은행·저축은행 약관을 조사해 60개 약관(17개 유형)에 대해 금융위에 시정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공정위 시정 조치 후 은행권 약관 개정까지는 통상 3개월이 걸리는데, 금융 당국은 빠르게 약관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공정위가 지적한 불공정 약관은 '기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등 고객이 예측할 수 없는 사유로 은행이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게 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기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처럼 은행이 임의로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는 포괄적인 개념은 약관에서 삭제된다.
예금 우대 서비스 내용 변경 시 관련 내용을 은행 영업점 및 홈페이지에만 게시해 고객이 내용을 알지 못하고 손해를 입는 불공정 약관도 있었다. 금융 당국은 서비스 변경 시 고객에게 문자 메시지나 알림톡 등 개별 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의 고의·과실 여부를 불문하고 모든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도 개정된다. 특정 은행 약관에서 일부 서비스가 '기타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전산시스템 장애 등에 의한 업무처리 지연이나 불능의 경우'도 면책 대상에 포함됐다. 이 조항은 은행의 고의 또는 과실이 없는 경우만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내용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인터넷·모바일뱅킹으로 가입한 예금 상품도 영업점을 방문해 해지하도록 하는 일부 상품 약관도 개정된다. 공정위는 이 약관에 대해 "고객의 의사 표시에 부당하게 엄격한 형식이나 요건을 요구하는 것은 고객의 의사표시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당국은 이런 내용의 은행권 약관 개정안을 마련해 각 은행에 약관 변경을 권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