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올해 1~6월 신기술금융사의 신규 투자 규모가 작년 전체 규모를 뛰어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신기술금융 업계는 150조원에 달하는 국민성장펀드가 조성되면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조선비즈가 신기술금융사 120곳의 경영 공시를 취합한 결과 올 1~6월 신규 투자 금액(융자 제외)은 5조402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전체 신규 투자(5조3142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신기술금융사는 여신금융사, 기관 투자자 등과 함께 펀드와 비슷한 조합을 만들어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회사다.
올해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곳은 삼성벤처투자로 1조5474억원을 투자했다. 포스코기술투자는 4256억원, 위드윈인베스트먼트는 2808억원, 에스티캐피탈은 2403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신규 투자 규모는 2021년 8조2569억원으로 고점을 찍고 이듬해 5조7066억원, 2023년 5조5156억원, 작년 5조3142억원으로 감소 추세였다. 하지만 올해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 규모가 반등했다. 신기술금융사는 초기 벤처 기업보다는 중견 스타트업 투자 비중이 크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수익을 내는 구조라 주식 시장이 활황이면 투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신기술금융사가 엑시트를 하려면 IPO가 잘돼야 하는데, 주식 시장이 좋아야 IPO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2023년부터 조금씩 상황이 풀리면서 투자 금액도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기술금융업계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자본이 혁신 기업으로 흘러갈 수 있게 한다는 생산적 금융이 화두가 되면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신기술금융사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신기술금융사는 국민성장펀드 운영사로 선정되면 투자 규모가 커지고 실적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정책 펀드의 출자를 받으면 더 많은 기업에 투자하게 될 것"이라며 "투자 규모를 키워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방향을 모색하라는 것이 생산적 금융의 취지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여신전문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생산적 금융 부문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신기술금융사의 장점을 강화할 제도 개선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