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전문 기업 뱅크샐러드의 최대 주주가 현재 김태훈 대표에서 2대 주주이자 뱅크샐러드 재무적 투자자(FI)인 에스케이에스프라이빗에쿼티(SKS PE)로 바뀐다. 뱅크샐러드의 몸값이 하락하면서 SKS PE가 보유하던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비율이 조정(리픽싱)돼 SKS PE의 지분율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다만 경영권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2일 뱅크샐러드의 대주주 변경 승인안을 의결했다. 뱅크샐러드와 같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최대 주주가 바뀌면 금융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난 9월 말 기준 김 대표는 뱅크샐러드 35만922주(지분율 27.5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대 주주는 SKS PE가 만든 사모 투자 합작사 SKS마이데이터로 26만8487주(지분율 20.6%)를 보유 중이고, 3대 주주는 7만654주(지분율 5.42%)를 보유한 KT(030200)다.
SKS PE는 SKS마이데이터를 통해 950억원을 뱅크샐러드에 투자했다. 2021년 7월 300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 한 해에만 650억원을 투입해 주당 35만3835원의 전환우선주를 받았다. 전환우선주는 뱅크샐러드가 IPO 등을 추진할 때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이다.
하지만 뱅크샐러드가 지난 8월 IPO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006800)으로부터 5억원을 투자받고 전환우선주를 주당 19만6594원에 발행하면서 문제가 됐다. 뱅크샐러드의 기업 가치가 주당 35만3835원에서 19만6594원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에 뱅크샐러드는 SKS PE가 보유한 전환우선주의 전환 가격을 19만6594원으로 낮추는 대신 보통주 1.7998주로 교환할 수 있게 조정했다. 뱅크샐러드가 IPO를 본격 추진하면서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게 되면 SKS PE의 지분율이 상승해 김 대표를 추월하는 것이다.
최대 주주가 바뀌어도 경영권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주요 주주들이) 같이 잘 협조하고 있다"며 "지분율에 변동이 있어도 회사의 상황과 경영권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뱅크샐러드는 오랜 기간 적자를 기록했지만, 최근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뱅크샐러드는 2021년 418억원과 2022년 45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과 지난해엔 각각 235억원, 136억원의 순손실을 보이면서 적자 폭을 줄였다. 특히 올해 2분기는 1억2000만원의 순이익을 내며 처음 흑자를 기록했다.
2012년 설립된 뱅크샐러드는 2014년 개인 맞춤형 카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2017년에는 처음으로 금융 마이데이터 개념을 자산관리 서비스에 도입한 뱅크샐러드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