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과 채권은행이 내년도 구조 조정을 진행할 기업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부실 우려 기업은 전년 대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채권은행은 금융권 신용 공여 5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기 신용 위험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평가 결과를 다음 달 발표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상반기 진행한 대기업 및 건설업 신용 위험 평가 결과도 다음 달 발표한다.

정기 신용위험평가 절차./금융감독원 제공

부실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세부 평가 대상은 대폭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은행은 매년 대출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신용 위험 평가를 진행한다. 신용 위험 평가에서 부실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해당하면 세부 평가로 넘어간다. 세부 평가 대상 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거나 영업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인 기업 등이다.

세부 평가에서 부실 징후 기업(신용 위험 평가 C·D등급)으로 지정되면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지난해 신용 위험 평가 결과 230개사가 부실징후기업으로 지정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이 상반기에 실시한 상시 신용 위험 평가에서 부실 징후 가능성이 큰 기업은 총 737개로, 전년(596개) 대비 약 24% 늘었다. 평가 대상 기업 수도 685곳에서 올해 844곳으로 확대됐다.

평가에서 통상 C등급은 채권단 중심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D등급은 법원의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밟게 된다.

올해 세부 평가 대상이 늘어난 만큼 구조 조정 대상 기업도 증가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모(母)기업 지원 여부와 향후 성장 가능성 등 다양한 기준을 두고 구조 조정 기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세부 평가 대상이 늘었다고 반드시 구조 조정 대상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