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의 오프라인 단말기 보급은 높은 초기 설비 투자비를 수반하는 전략이다. 밴(VAN·부가통신사업자)사와 포스(POS·판매관리시스템 단말기)사 등 기존 업체들과 협력이 아닌 경쟁 구도를 형성해야 하는 위험이 존재한다."
박정호 카카오페이 서비스총괄리더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도전장을 낸 카카오페이가 결제 단말기를 활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쟁사인 네이버페이와 토스가 단말기 경쟁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행보다.

카카오페이는 단말기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4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박정호 총괄리더가 설명한 것처럼 단말기는 소상공인 매장 중심이기 때문에 대형 프랜차이즈 공략에 한계가 있고 단순 결제 수수료만으로 충분한 기대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

또한 이미 단말기를 공급하고 있는 밴사 등과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빠르게 단말기를 확장한 토스가 휩싸인 논란이 대표적이다. 토스의 단말기 자회사 토스플레이스는 지난 7월 밴 대리점 연합인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로부터 공격적 영업 행위를 중단해달라는 공문을 받았으며SCS프로와 단말기 관련 가처분 소송전도 치렀다. 지난주에는 한국정보통신으로부터 결제 인프라 특허권 침해 피소도 당한 상황이다.

단말기를 쓰지 않는 카카오페이 오프라인 전략의 핵심은 네트워크다. 경쟁자들이 단말기 가맹점 확보에 힘을 쏟는다면 카카오페이는 협력사를 늘리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이미 삼성페이와 제로페이, 지역화폐 선불카드를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에 연동했으며 결제 인프라 업체들과 QR 오더 얼라이언스 연합군을 만들었다.

연합 업체들은 매장에 카카오프렌즈 QR 스티커와 안내 포스터를 깔고 카카오페이는 이 매장의 디지털 마케팅을 지원한다. 카카오페이는 단말기나 태블릿을 구매할 필요 없이 QR 코드 스티커만 있으면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소상공인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단말기 결제 유도보다 파트너 네트워크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오픈AI 사례처럼 국내 인공지능(AI) 결제 표준을 만들겠다는 게 카카오페이의 목표다. 지난달 오픈AI는 '에이전트 상거래 프로토콜'(ACP)을 공개했다. 챗GPT로 검색한 상품을 앱 내에서 곧바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이다. 카카오페이는 생성형 AI '페이아이'를 지난 6월 출시한 뒤 사용자 맞춤 보험 찾기, 결제 혜택 찾기 등의 서비스를 내놨다. 내년 중에는 카카오톡 내 AI 서비스인 '챗GPT 포 카카오톡'과 '카나나 인 카카오톡'과 연동 서비스를 준비한다.

카카오페이 QR오더 얼라이언스 협약식. /카카오페이 제공

카카오페이는 지난 5월 월간 오프라인 결제 사용자 500만명을 돌파했다. 간편결제 핀테크 중에서 온라인을 제외한 결제 사용자가 500만명을 돌파한 곳은 카카오페이가 처음이다. 이를 기반으로 2027년까지 월간 오프라인 결제자 수를 100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결제액 규모에서는 네이버페이 등 다른 핀테크보다 적다.

또한 단말기를 쓰지 않는 만큼 실물 카드를 이용하는 중장년 소비자를 잡기 어렵다는 것도 한계다. QR이나 바코드로 결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결제액이 적은 젊은 층이 많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인 만큼 결제액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오프라인 결제자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