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손민균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카드·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에 대한 구조조정 절차가 대폭 간소화된다. 금융 당국이 부실 여전사에 대한 자산부채평가를 실시하고, 적기시정조치 부과 후 경영개선계획 제출 기한도 현행 2개월에서 15일로 단축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이런 내용으로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한다. 금융 당국은 실효성 없는 적기시정조치 절차로 부실 여전사의 정상화 가능성이 점차 저하되는 문제점 등을 개선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한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엔 여전사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현재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저축은행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지만, 여전사는 이에 해당하지 않았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금융 당국의 관리를 받는다.

금융 당국은 건전성이 악화된 여전사를 대상으로 자산부채평가를 실시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다. 필요한 경우 여전사에 현장 실사도 진행한다. 자산부채평가 기준은 ▲자산건정성이 악화돼 금융감독원장이 부채가 자산을 초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경우 ▲조정자기자본비율이 1.5%(신용카드사는 2.5% 미만)인 경우 ▲경영실태평가 결과 종합평가등급이 5등급(위험)으로 판정된 경우 등이다. 현재 금감원이 정한 조정자기자본비율 지도 기준은 카드사 8%, 캐피털사 7%다.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경영개선 절차도 간소화했다. 통상 적기시정조치는 재무 상태에 따라 권고, 요구, 명령 등 3단계로 구분한다. 금융 당국의 경영개선 권고·요구를 받은 여전사는 15일 이내에 자본확충과 유동성 확보 방안 등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기존엔 2개월 이내에 제출하면 됐다.

금융 당국의 경영개선 조치를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여전사에 3개월간 재이행 기간을 부여하는 절차도 삭제했다. 이 경우 곧바로 상향된 적기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 경영개선권고에서 경영개선요구로 넘어가면 영업소 폐쇄와 조직 축소, 자회사 정리, 임원 교체 요구 등 더 강력한 개선 명령을 받는다.

캐피탈사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과 성장성 둔화로 적자를 기록하는 곳이 적지 않다. 전체 캐피탈사의 PF 대출 규모는 올해 6월 말 기준 19조8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56.4%를 차지했다. CNH캐피탈은 지난해 10월 말 캐피탈사 중 처음으로 적기시정조치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