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위한 금융사의 자사주 소각으로 대주주가 보유 지분을 팔아야 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법안이 곧 국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최근 지방 금융지주사의 자사주 소각으로 대주주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거나 곧 매각할 상황이 이어지자 밸류업 취지를 역행한다는 지적이 금융권에서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28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4개 법안에 대해 '취지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개정안은 금융사들이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했을 때 대주주가 법정 지분율 한도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경우 사후 승인을 받거나 매각 유예 기간을 주는 내용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대주주 지분율이 법상 허용치를 초과하더라도 당장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2년 이내의 유예 기간을 부여하자는 취지다.
윤 의원은 "자사주 소각으로 소유 한도를 넘게 되는 경우 사후 승인을 받거나 소유 한도에 적합하도록 하는 유예기간을 명시했다"며 "이를 통해 자사주 소각을 적극 추진할 수 있는 유연한 제도적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도 검토 보고서를 통해 개정안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올라간다. 금융사의 경우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에 따라 동일인 주식 보유 한도 규제가 있다. 자사주 소각으로 대주주 지분율이 올라 주식 보유 한도 규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 대주주는 보유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JB금융지주(175330)의 경우 자사주 소각으로 대주주인 삼양사가 계속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 삼양사는 지난 2일 JB금융 주식 20만주(약 46억원)를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삼양사는 지난 7월에도 12만5000주(약 26억원)의 JB금융 주식을 처분했다.
JB금융이 실시한 자사주 소각으로 삼양사의 보유 지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방 금융지주사의 경우 동일인 지분보유 한도가 15%로 제한된다. 지분 매각으로 삼양사의 JB금융 지분율은 14.88%가 됐다. 지난 7월 14.77%보다 0.11%포인트 상승했다. 보유 지분을 매각했지만 JB금융의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율은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JB금융의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지분율 14.46%)도 곧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iM금융지주(139130) 대주주인 OK저축은행도 조만간 지분을 매각할 상황에 놓일 전망이다. 지난해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으로 동일인 지분한도가 15%에서 시중은행 금융지주 기준인 10%로 낮아졌다. 현재 오케이저축은행(7.93%)과 계열사 오케이캐피탈(1.99%)의 보유 지분은 9.92%다. iM금융은 연내 자사주 137만주 이상을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iM금융의 자사주 매각이 계속되면 OK저축은행도 보유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대주주 지분이 시장에 대거 풀리면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지주들은 이런 밸류업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규제 완화를 금융 당국에 건의했다. 금융위가 법 개정에 동의한 만큼 향후 국회 법안 처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