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디딤돌·버팀목대출 등 정책대출 증가액이 은행 자체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주문에 은행이 주담대 취급을 줄인 영향이다. 정부는 '실수요자 보호'를 이유로 정책대출은 규제 예외를 두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이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감 현황(주택금융공사 양도분 포함)' 자료에 따르면 정책대출은 지난달 24일까지 올해 들어 14조8000억원 늘었다. 이는 은행 자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14조6000억원)보다 2000억원 많다.
지난해엔 정책대출이 연간 20조5000억원, 은행 자체 주담대가 31조6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상황이 역전된 것은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은행 대출 총량이 갑작스럽게 줄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지난 6·27 가계대출 규제 발표 당시 전 금융권의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액을 목표치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도록 했다.
정책대출 상품별로는 디딤돌대출(주택 매매)과 버팀목대출(전세)이 올해 각각 14조6000억원, 4조7000억원 증가했으며, 보금자리론은 지난해 말 대비 4조5000억원 감소했다. 디딤돌대출은 5억원(신혼 및 다자녀 가구 시 6억원) 이하 주택 구입을 지원하는 상품으로, 대출 한도는 최대 2억원이다. 보금자리론은 6억원 이하 주택 구입 시 최대 3억6000만원(다자녀·전세사기 피해자 4억원, 생애최초주택구입자 4조2000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정부는 실수요 목적의 정책대출은 제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한 해 동안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차주의 연 소득으로 나눈 값) 산정 때 정책대출을 포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다, 10·15 부동산 대책에 최종적으로 넣지 않았다. 또 규제 지역 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집값 대비 대출액 비율)을 70%에서 40%로 강화했으나, 디딤돌대출은 LTV 70%를 유지했다. 보금자리론만 LTV를 기존 70%에서 60%(비아파트 55%)로 강화했다.
문제는 '규제 공백'으로 계속 늘고 있는 정책대출이 집값을 떠받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4월 부동산 금융 관련 정책 콘퍼런스에서 "신혼부부와 저소득층을 저리(低利)로 도와주는 것이 정치적으로는 맞다. 그러나 이것이 집값을 밀어 올려 그만큼 집을 사기 더 어렵게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 당국 관계자는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 역시 중요한 정책 목표다"라며 "실수요자가 대부분인 정책대출 규제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