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빚 탕감을 위한 배드뱅크(부실 자산을 인수해 정리하는 전문 기관) 출연금 분담 기준 논의를 시작했다. 저축은행은 연체율 관리를 위해 적극적인 영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교육세 인상 부담에 이어 배드뱅크 재원 마련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7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저축은행 업계가 부담해야 할 배드뱅크 출연금 100억원을 회원사 각각이 부담하는 기준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논의된 기준은 자산 규모와 부실 채권 매각 비중, 중앙회비 분담 기준 등이다. 회비 기준은 일부 고정비는 모든 저축은행이 나눠서 내고 나머지 금액은 자산 등 기준에 따라 나눠 내는 혼합형 방식이다.
금융권의 배드뱅크 출연금 4400억원 중 3600억원을 담당하는 은행권의 경우 지난주 회의에서 부실채권 비율, 가계 대출 잔액 기준 등 다양한 의견이 맞붙었으나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분담하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다. 200억원씩을 부담하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300억원을 부담하는 여신전문사도 부담 기준을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의 부담 금액은 금융권 중 가장 적지만, 저축은행 79개사는 분담 기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자산 규모가 큰 저축은행이 큰 부분을 부담하더라도 기준에 따라 개별사가 내야 할 비용의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저축은행 업계는 연체율 관리에 신경 쓰느라 신규 여·수신 영업을 할 여력이 없어 비용 절감에 사활을 거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의 올해 2분기 말 연체율은 7.53%로 지난해 말(8.52%)보다 0.99%포인트 낮아졌으나, 금융 당국이 요구하는 5~6%에는 한참 못 미친다. 이렇다 보니 통상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상품 금리도 최근에는 은행 상품과 동일하게 연 2%대에 머무르고 있다.
여기에 교육세 인상까지 예정돼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금융사에 부과하는 교육세율을 인상하는 내용이 담긴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OK저축은행, SBI저축은행 두 곳은 기존 0.5%에서 두 배인 1%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6·27 및 10·15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수요도 쪼그라들면서 수익은 감소하는데 비용만 더 늘어나게 됐다.
저축은행은 올해 더는 영업이 어려워 사실상 '개점 휴업'이라며, 남은 기간은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채권을 매각하는 쪽으로 수익을 메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배드뱅크 출연금만으로 10억원 정도는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분담 기준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