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낸다. 토스는 최근 미국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의 상장을 고려하고 있는데, 기업 가치 10조원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 영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23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그동안 준비해온 호주 시장 서비스 현지화 작업을 마무리하고 다음 주 베타 서비스를 출시한다. 첫 서비스로는 간편 송금과 본인의 여러 금융 계좌를 모아보는 대시보드 기능, 그리고 토스의 혜택 탭이 포함된다. 혜택 탭은 걸음 수에 따라, 또는 퀴즈를 풀고 현금성 포인트를 받는 등 토스를 띄워 올린 앱테크(애플리케이션+재테크) 기능이다.
토스는 호주 시장에 첫발을 들이는 만큼 이미 효과가 검증된 서비스부터 제한적으로 시작하고 대형 광고 대신 젊은 층을 목표로 한 소셜미디어(SNS) 광고 위주로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국내에서의 앱 출시 초기 단계와 동일한데, 우선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제품시장적합성(PMF)을 효과적으로 검증한 뒤 단계적으로 기능을 늘려간다는 것이다.
토스의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5월 싱가포르에 해외 사업을 관장하는 중간 지주사 형태의 토스 글로벌을 설립했고 이어 6월에 토스글로벌 산하 토스 오스트레일리아를 설립했다. 올해 초 토스의 1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이승건 대표가 글로벌 시장을 중장기 목표로 천명한 만큼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토스의 해외 진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야심 차게 준비했던 베트남 법인이 1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겪고 청산됐다. 당시 토스는 만보기형 리워드 서비스로 베트남에 진출하고 3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했지만 금융 플랫폼으로서 정착에 실패했다. 베트남 정부나 중앙은행 규제로 신규 서비스 출시도 막히면서 사업을 철수했다.
토스가 다음 타자로 동남아권이 아닌 호주를 택한 이유는 국내와 유사한 금융 환경이다. 호주는 소득 수준이나 금융 인프라가 한국과 비슷하고 핀테크에 개방적이며 시차가 1시간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토스의 외국 진출은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토스는 국내 증시 상장을 고려했지만, 국내 자본시장에서 핀테크 기업 가치가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점 등으로 인해 미국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토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상반기에도 10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여기에 해외 매출까지 더해진다면 미국 상장에도 큰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핀테크 업계를 대표하는 만큼 (토스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다만 토스가 목표로 한 10조원이라는 가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