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 네번째)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도약기금 출범식에서 정정훈 한국자산관리공사장 등 참석자들과 현판 제막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소상공인·취약계층의 장기 연체채권 소각 및 채무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배드뱅크 '새도약기금'이 1일 공식 출범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상환능력 심사를 철저히 해 도덕적 해이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성실 상환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 형평성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는 1일 신용회복위원회 본사에서 새도약기금 출범식을 개최했다. 출범식엔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 위원장,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 정정훈 캠코 사장, 양혁승 새도약기금 대표이사,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새도약기금은 배드뱅크의 새 명칭이다. 캠코는 지난 7월 14일부터 3주간 개최된 대국민 명칭 공모전을 통해 배드뱅크의 명칭을 확정했다.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무담보 빚을 진 취약계층과 개인 자영업자가 지원 대상이다. 채무조정 대상 연체채권 규모는 약 16조4000억원, 수혜자는 113만4000명으로 추정된다.

차주(돈 빌린 사람)의 상환 능력에 따라 채무 조정 지원을 차등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차주가 중위소득 60% 이하로 개인파산에 준하는 수준일 경우 1년 이내 장기 연체 채권을 소각한다. 이를 초과하거나 채무액 미달 회수 가능 자산이 있는 경우 신복위 주관 하에 채무조정 약정을 체결, 30~80% 원금 감면, 분할상환 최장 10년, 이자 전액감면, 상환유예 최장 3년 적용을 지원한다. 중위소득 135% 초과 시 상환 능력이 있다고 판단, 추심을 재개한다.

새출발기금 세부 추진방안./금융위원회 제공

형평성 제고를 위해 지원 대상에 제외된 '7년 미만 연체자'를 지원하는 채무 조정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방문 신청 후 신복위 주관 하에 약정을 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프로그램은 11월 14일부터 3년간 시행된다. 또 착실히 빚을 갚고 있는 성실상환자를 지원하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특례 대출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한도는 1인당 최대 1500만원이며, 금리는 연 3~4% 수준이다.

도적적 해이를 막기 위해 주식 투자로 발생한 부채, 사행성·유흥업 등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의 채무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외국인 채권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은닉재산 신고센터를 운영해 부정감면자 발견시 감면 조치를 무효화하고, '금융질서문란자'로 등록해 최대 12년간 신용거래상 불이익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금융위는 다중채무자 중복 채무 조정 특혜 논란도 일축했다. 배드뱅크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장기 연체 채권을 기금이 금융사로부터 사들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중복 빚 탕감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A은행에 5000만원, B저축은행에 1000만원의 장기 연체 채권이 있다면, 기금은 이 두 채권을 모두 사들이기 때문에 차주는 6000만원의 빚을 탕감받는 것이다. 이에 금융위는 "다중채무자의 경우 매입채권 총액이 5000만원 이상이 될 수 있으나, 1인당 5000만원 초과 매입분은 캠코로 매각해 캠코의 일반적인 채권 관리 절차에 따라 처리될 예정"이라고 했다.

갈등을 빚었던 배드뱅크의 출연금에 대한 금융권 분담금도 최종 확정됐다. 4400억원 중 은행권이 80%인 360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고, 나머지는 생명보험 200억원, 손해보험 200억원, 여신전문금융 300억원, 저축은행 100억원씩 기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