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를 '소비자 보호 총괄본부'로 격상한다. 조직개편은 무산됐으나,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란 당초 취지에 상응하도록 조직 및 인사를 개편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여당은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신설하려다 이를 철회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대강당에서 '전 임직원 결의대회'를 열고 "금감원의 운영과 인사, 업무 절차 등을 금융 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겠다"고 했다.
금감원은 금소처를 수석부원장 직속 총괄본부로 승격한다. 이와 함께 은행, 보험, 중소금융, 금융투자 등 권역 본부를 둬 분쟁, 감독·검사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할 방침이다. 원장 직속으로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도 신설한다. 금융 소비자 보호 관련 제도 개선, 검사 사항 등을 철저히 살피는 것이 목표다.
또 상품 심사·판매 단계에서의 사전 예방적 보호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금감원 내 '사전예방적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금융소비자보호기획단'으로 확대 개편한다.
금감원이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에 주력하기로 한 것은 조직개편은 피했으나, 공공기관 지정 논의가 또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내년 1월 말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금감원의 기타 공공기관 지정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금소원 분리 시도가 현 정부에서 또 없을 것으로 장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결의대회 후 브리핑에서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문제와 관련해 "소비자 보호 기능에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공공성·투명성 강화와 독립성 사이에 상충 관계가 있기에 이 부분을 균형 삼아 향후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그간 금융회사 건전성을 우선시하는 업무 관행이 있었고, 금융 소비자 보호 업무에 대한 구성원들의 선호가 떨어졌던 게 사실"이라며 "관행적인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문화를 과감히 폐기해야 한다"고 했다.
금감원은 또 금융소비자 보호가 미흡한 금융회사는 과징금·영업정지 등 강력한 제재 수단을 최대한 행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