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과 관련해 기업이 충분한 자구노력을 했다는 전제 아래에서만 금융 지원이 가능하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2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20곳 은행장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석유화학 구조조정 관련 질문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다시 생존하고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대주주의 철저한 자구노력 전제 하에 같이 실사에도 참여해 지원할 수 있다는 원칙은 유효하다"고 했다.

금융 당국은 석유화학 업계의 자구노력과 고통 분담이 전제돼야 금융 지원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석유화학 사업재편을 위한 간담회에서 "자기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구체적이고 타당한 사업재편 계획 등 원칙에 입각한 행동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 원장은 대주주 출자와 관련해 "세부적으로, 기업별로,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석유화학 기업 채권 금융기관들은 오는 30일 추후 금융 지원 방안을 정하는 자율협약식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편 이 원장은 은행권에 생산적 금융 등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시장 친화적인 방식에 따른 유인 구조인 것이지, 전혀 가지 않는 길을 가라고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며 "여력 하에서 가능한 하라는 의미"라고 했다.

이 원장은 국민성장펀드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지방은행의 경우 기반이 되는 지역의 인구가 줄고 산업기반이 악화되다 보니 지방은행도 같이 위축되는 문제가 있다"며 "민성장펀드 150조원 중 60조는 지역경제 활성화 프로젝트에 투입되기 때문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