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신용위험 노출액이 6개월 만에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정책에 따라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개인사업자대출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카카오뱅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신용위험 노출액은 81조5378억원으로 전년 동기(71조9840억원) 대비 13%(9조5538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가계·기업대출 잔액 증가폭(6.7%)보다 높았다. 신용위험 노출액이 늘면 위험가중자산(RWA)이 늘고, 카카오뱅크는 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했다. 앞서 금융 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평균잔액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하는 방안을 시행했다. 특히 지난 2월부터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도 30% 이상 규제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의 49.4%를 중저신용자에게 할애했다.
카카오뱅크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기업대출을 확대해야 한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기업자금대출 잔액은 2조5388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8946억원)보다 34% 증가했다. 반면 가계자금대출은 같은 기간 41조3075억원에서 42조2617억원으로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앞서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통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보다 50% 줄이겠다고 밝혔다. 대출 한도가 연 소득 내로 줄어들면서 가계대출 추가 공급을 통해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것이다. 더구나 인뱅의 가계대출 비율은 이미 90%를 넘긴 상황이다. 인뱅이 중저신용자를 포용하라는 취지로 출범했지만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문제는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뱅은 중소기업을 제외한 법인에 대해서는 대출을 내줄 수 없다는 점이다. 대출이 가능한 중소기업도 사실상 자영업자와 같은 개인사업자뿐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을 늘리면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건전성이 악화되거나 자본부담으로 이어진다.
결국 인뱅은 개인사업자대출에 집중하되, 건전성 관리를 최대 목표로 둘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량한 담보 중심으로 대출을 내줄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주담대와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는 공동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63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했다. 다만, 순이자마진은 같은 기간 0.25%포인트 하락한 1.92%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은 다른 인뱅도 마찬가지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주담대 담보물을 소규모 아파트와 상가로 확대하고, 부산은행과 함께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이미 공동대출을 운영하고 있는 토스뱅크도 경남은행과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