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4인터넷전문은행(인뱅)에 도전했던 컨소시엄 4곳은 대주주의 자본력이 부족해 증자 여력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고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은행을 운영하려면 대규모 자금 수혈이 필수인데 대주주의 자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제4인뱅은 금융 당국의 조직개편이 끝난 내후년에야 재추진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정례회의를 열고 소호은행·소소뱅크·포도뱅크·AMZ뱅크 4곳 컨소시엄의 제4인뱅 예비인가를 불허했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 평가와 금융감독원 심사 결과, 4개 신청인 전반적으로 자금조달의 안정성과 사업계획의 실현가능성 등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제4인뱅 예비인가 통과가 유력했던 곳은 소호은행이었다. 소호은행 컨소시엄은 한국신용데이터를 중심으로 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과 부산은행·OK저축은행·우리카드·흥국생명·흥국화재 등 굵직한 금융사로 구성됐다. IT 기업으로는 LG CNS와 아이티센, 메가존클라우드, 티시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과거 인뱅3사(카카오·토스·케이뱅크)가 예비인가를 신청했을 때보다 주주 구성이나 자본력이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 공약인 '취약계층 대상 중금리대출 전문 인터넷은행'과도 부합했다.

하지만 금융 당국과 외평위는 소호은행 대주주인 한국신용데이터(지분율 33.5%)의 자본력이 미흡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가 위기 상황에서 자본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데, 한국신용데이터가 증자를 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지난해 3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보다 손실 규모가 31% 늘었다는 점도 부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소기업 전문 인뱅을 표방했던 소소뱅크도 대주주 적격성과 자본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소뱅크는 예비인가 신청 당시 대주주가 정해지지 않았는데, 외평위 평가 직전에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소뱅크는 토스·케이뱅크가 예비인가 신청 당시 구성했던 자본금보다 1000억원 많은 3200억원을 제시했다.

그래픽=정서희

금융권에서는 전 정부에서 추진한 사업인 만큼 금융 당국이 더 까다롭게 평가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전 정권의 사업을 이어받기에는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냐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다만 금융 당국은 "심사 결과를 새정부 출범과 연관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소호은행·소소뱅크 모두 제4인뱅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제4인뱅을 추진해야 할 금융 당국이 조직 개편을 앞두고 있어 재추진에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조직개편 관련 법안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 최장 330일 이내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내년 하반기에 조직 개편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조직 개편을 하게 되면 제4인뱅 추진을 어디서 할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다"며 "조직 개편 이후에 재추진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