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6일 "최근 금융권의 사이버 침해사고를 뼈아픈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최고경영진이 장기적인 시각에서 금융소비자의 정보보호를 직접 챙겨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신용카드사·할부금융사 등 여신금융전문회사 최고경영진(CEO) 14명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비용절감을 통한 단기 실적에만 치중한 반면 정보보안을 위한 장기 투자에는 소홀한 결과는 아닌지 뒤돌아 봐야 한다"며 "카드업권의 경우 전국민의 정보를 다루는 점에서 정보보호에 깊은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달 14일 해킹 공격을 당해 내부 파일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총 유출 규모는 1.7기가바이트(GB)로, 결제와 관련된 정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는 사고가 발생한 지 17일이나 지난 지난달 31일이었다.

이 원장은 "한 번의 사고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직접 사이버 보안 인프라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하는 등 정보보호 의무를 철저히 준수해 주시기 바란다"며 "신용정보법 등 관련 법령에서 요구하는 보안대책의 수립 및 시행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원장은 소비자의 정보접근성을 제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최근 해킹 침해사고 등 긴급상황에서 전화 연결의 어려움과 복잡한 절차 등으로 카드 사용중지와 재발급 등이 어렵다는 민원이 다수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소비자가 자기보호를 위한 방어권을 적시에 행사할 수 있도록 앱·홈페이지 개편과 야간·주말 통합 콜센터 확대 운영 등 소비자 접근 채널을 획기적으로 개선해달라"고 했다.

이 원장은 또 "소외계층 금융지원을 강화해달라"며 "장기 연체 차주의 소액채권 등에 대해서는 소멸시효 연장을 자제하고 고령층 카드포인트 사용을 활성화하는 등 소비자를 배려하는 업무방식을 고민해달라"고 했다. 이어 "개인채무자보호법에 따른 자체 채무조정과 근로자 대상 햇살론을 확대하는 등 연체 차주의 재기 지원, 취약계층에 대한 자금 공급에도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건전성 관리와 관련해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책무구조도를 통해 금융사고 예방기능이 충실히 작동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써달라"며 "최근 상승하는 연체율 등을 감안해 여전사의 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결제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경기 둔화 등에 따라 수익성이 저하된 만큼, 여전사의 사업영역 확정을 위해 금융 당국의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