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신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억원 신임 금융위원장이 금융 당국 조직개편과 관련해 "공직자로서 정해진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이자 의무"라며 사실상 조직 해체를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이 조직개편과 관련해 의견을 내비친 것은 처음이다.

이 위원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 발표 후 금융위 직원들에게 쓴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이 위원장은 이 편지에서 "갑작스러운 조직 개편 소식으로 인해 혼란과 두려움, 그리고 각자의 인생 계획, 꿈, 가족의 삶 등에 닥칠 불확실성을 걱정하는 마음과 그 무게를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그렇지만 공직자로서 국가적으로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그 정해진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도 우리의 책무이자 의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직의 모양은 달라질 수 있어도 금융 안정과 발전을 통한 국민 경제에 기여라는 우리가 지금까지 지켜온 가치와 사명은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공직자로서 여러분들이 그 책무와 의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잘 뒷받침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면서 "고객인 국민들을 안전하게 모셔야 하는 책임도 동시에 있다"고 했다. 그는 "이 글 한 장으로 모든 불안이 사라질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어려운 시기를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슬기롭게 견뎌낸다면 우리는 더 새로운 모습으로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했다.

사진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뉴스1

지난 7일 당정은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 후신)로 넘기고, 남은 조직은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로 재편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조직이 해체 위기에 놓이며 내부의 반발은 큰 상황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2일 인사청문회 당시 조직개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위원장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3개월 뒤 해체될 조직에 새 수장을 임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야당의 반발에 채택이 불발됐으나, 이재명 대통령은 이 위원장 임명을 강행했다.

이 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생산적 금융', '소비자 중심 금융', '신뢰 금융'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생산적 금융에 대해 "금융권 등과 함께 150조원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겠다"며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첨단 전략 산업과 관련 생태계에 전례 없는 대규모 맞춤형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 등을 통해 다양한 자금 공급이 이뤄지고, 금융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취약한 주력산업의 사업재편 등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관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