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경영실태평가(1~5등급)에서 4등급(취약)과 5등급(위험)을 받은 부실 금고 수가 6개월 만에 79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새마을금고 역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부실 금고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1267개 금고 경영실태평가를 한 결과, 4등급을 받은 금고는 157개, 5등급을 받은 금고는 8개로 총 165개였다. 2024년 말(86개)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4등급 금고는 80개 늘었고, 5등급 금고는 1개 줄었다.
경영실태평가는 자본적정성·자산건전성·수익성·유동성·경영관리 등 5가지를 기준으로 종합등급을 산정한다. 3등급은 경영개선권고, 4등급은 경영개선요구, 5등급은 경영개선명령 대상이 된다. 특히 4등급은 합병 등 구조조정 검토 대상이고, 5등급은 필요 시 청산까지 고려하는 위험 수준으로 평가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1등급(우수) 금고는 80개, 2등급(양호) 금고는 484개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각각 17개와 123개 줄었다. 반면 경영개선권고 대상인 3등급(보통) 금고는 476개에서 538개로 13%(62개) 늘었다. 1~2등급이었던 140개 금고가 6개월 사이 3~4등급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3~5등급 금고는 전체 금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삼성전자·현대차 등 대기업 임직원만 이용할 수 있어 수익성이 좋고 우량하다고 평가되는 직장 금고를 제외한, 새마을금고의 뿌리인 지역 금고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지역 새마을금고 1174개 중 1등급은 27개로, 전체의 2.2%에 불과했다. 그 밖에 2등급은 448개, 3등급은 534개, 4등급은 157개, 5등급은 8개로 파악됐다. 4~5등급 전부가 지역 금고인 셈이다.
이번 경영실태평가 결과는 새마을금고가 부실채권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에만 부실채권 전담 계열사에 약 5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했지만,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중심으로 새로운 부실이 발생하고 있다. 부실 PF 사업장 매각도 추진 중이지만, 사업성이 불투명해 매각이 빠르게 성사될 가능성도 작다.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규모는 16조955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6조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말까지 이자수익으로 잡혀 있던 '채무조정 채권 미수이자'가 올해 상반기에 한꺼번에 빠져나가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새마을금고는 채무조정을 통해 부실하거나 부실 가능성이 큰 채권에 대한 이자를 감면·유예했는데, 이로 인해 받지 못한 이자를 미래에 받을 것으로 가정해 지난해 말 결산공시에 이자수익으로 계상했다.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금융감독원 합동감사에서 이러한 회계처리가 문제라고 지적받자, 그동안 수익으로 잡았던 미수이자를 전부 취소하는 것으로 수정한 상반기 재무제표를 조만간 공시할 예정이다.